새 아파트 입주 줄줄이 대기..개선 전망 '어렵다'

장기간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경기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지역인 고양ㆍ파주지역에 '반값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고양ㆍ파주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두 지역 아파트 가격은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07년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산신도시 157㎡평형 매매가는 2007년 8억5천~9억원에서 4억5천~5억5천만원으로 떨어졌다.

파주 교하지구 145㎡평형도 5년 만에 5억원 선에서 3억원 선으로 추락했다.

신규 아파트는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며 입주까지 저조해 '이중고'에 힘겹다.

고양 덕이지구의 한 아파트단지는 지난해 3월 입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지금껏 입주율은 37%에 머물러 있다.

호화로운 조경 등 최고급으로 지어져 2010년 9월 입주가 시작된 식사지구도 비슷하다.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당수가 빈 집으로 남아있다.

건설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분양 물량 가격을 10~15% 깎아주는 특별분양에 나서고 잔금의 납부 시기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등 특단의 대책으로 구애하고 있다.

덕이지구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시세가 분양가보다 15~25% 낮다"며 "미분양 아파트는 가격을 할인해주고 미입주 아파트는 잔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건설업체의 자구책은 별 효과를 못 얻고 있다.

어두운 부동산 전망 속에 소형 평형 거래마저 끊기다시피 할 정도로 최악이기 때문이다.

서춘석(56)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일산동구 지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07년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10분의 1 수준"이라며 "그나마 거래가 있는 소형 아파트만 봐도 이전에는 한 달에 10여건씩 매매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1건도 하기 어렵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아파트에 투자한 시민도 대출이자 폭탄에 애태우고 있다.

김모(50ㆍ덕양구 주교동)씨는 "10년 동안 대출이자와 원금을 합쳐 매달 100여만원씩 갚았는데 전세금을 빼주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며 "팔려고 내놨지만 보러오는 사람도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고양ㆍ파주지역에는 운정지구, 삼송지구 등 앞으로도 아파트 공급이 계속 이뤄질 예정이어서 당장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