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정 포스코A&C 사장 "공장서 90% 뚝딱…모듈러주택이 주거 대안"
“짧은 시간에 주택을 짓고 재활용하기도 편한 모듈러(modular) 주택이 수도권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입니다.”

포스코계열의 종합건축회사인 포스코A&C의 이규정 사장(60·사진)은 2일 “기존 집을 헐고 새 집을 짓고 싶은 사람과 1~2인 가구의 소형 주택 수요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3년부터 모듈러 공법을 연구해온 포스코A&C는 이날 충남 천안 제5산업단지 내에 모듈러 공장(대지 2만2451㎡·연면적 5971㎡)을 준공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기본 골조와 벽면은 물론 전기 배선, 온돌, 창문 등 유닛 전체 공정의 70~90%를 제작한 뒤 현장에서 합체하는 주택이다.

이 사장은 “석고보드와 단열재로 벽을 구성하는 모듈러 주택이 기존 철근콘크리트 주택보다 50%가량 가볍고 공사기간도 절반 이상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토목 작업이 끝나면 바로 유닛을 옮겨와 기초적인 조립만으로 주택이 완공되는 데다 날씨가 공사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닛을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하기 때문에 집을 옮기는 이축(移築)도 뛰어나다. 이때 재활용률은 80~90%에 달한다. 이 사장은 “현재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은 3.3㎡ 당 300만원 선으로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해 짓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2년 내 연구·개발이 마무리되면 20% 정도는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A&C는 3월까지 여러 형태의 주거용 표준 설계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샘플을 제작할 예정이다. 5월께 서울 강남에 19가구 규모의 포스코 직원용 임대주택을 짓는 등 연내 12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도심 내 임대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 사장은 “도시주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며 “기본적인 유닛 규격을 표준화하고, 세제 지원 등 활성화를 위한 법적 조치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