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서울시가 매각 예정인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B3블록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울에서 개발사업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요지여서다. 하지만 입찰조건이 불명확해 팔릴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오는 7일 상암DMC 7필지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이 가운데 대지 7212㎡,공급 예정가 645억원인 B3블록이 관심 대상이다. 업계는 공급 예정가가 3.3㎡당 3000만원대로 인근지역에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는 부지와 비슷한 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형 주거형 오피스텔 분양이 가능해야 토지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SH공사의 용지공급 지침은 상업 · 위락시설 용지로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공연장 전시장만 지을 수 있고,이를 어기면 환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기준가격과 지정용도가 정해져 있음에도 입찰가 및 사업계획서 평가가 낙찰자 선정 항목에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땅값 등을 감안하면 오피스텔로 개발해야 사업성이 나오지만 공급지침과 사업계획 평가 방식 때문에 개발 방향을 명확하게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 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7일 입찰 참여 신청과 함께 보증금으로 입찰금액의 10% 이상을 납입하고,그 다음날 입찰가격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시간 차를 둠으로써 가격 경쟁을 부추기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최고가 경쟁입찰이 아니라 사업계획을 평가하고 지정용도에서 벗어나면 환수하겠다는 조건까지 달려 있어 낙찰 받더라도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땅값에 비춰 오피스텔 개발이 불가피한데 공급자가 지정용도가 아니라고 문제 삼을 수 있어 고민스럽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