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백만장자들이 런던 부동산 사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금 보유량이 많은 중국 부자들의 해외 투자 열풍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중국의 백만장자들이 런던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카나리워프 주변의 집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부동산업체인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 회사 카나리워프 사무실을 이용한 고객의 31%가 중국인이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카나리워프 근처 밀하버에 있는 주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최로 이곳을 포함한 런던 동부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프랭크의 영업담당자인 메리엄 마키야는 "중국 투자자들은 100만유로 정도의 전망 좋은 고층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보안이 철저하고 헬스장과 수영장이 있는지 여부도 꼼꼼히 따진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 부호들은 집을 보지 않고도 매입한다"고 소개했다.

자녀 공부를 목적으로 런던 시내 중심에 있는 주택을 사들이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뷰챔프부동산의 게리 헐샴 디렉터는 "2주 전에도 아이와 아내가 살 만한 집을 찾는다며 100만~300만유로 상당의 주택을 문의하는 중국인이 왔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런던 시내 중심에 있는 고급 주택을 사들인 외국인 중 5%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영국 파운드 가치는 위안화 대비 0.55% 하락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지난해 런던에서 사들인 주택은 총 1억1650만파운드(2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