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 등 고가주택이 모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도심과 판교 광주 등 서울 근교지역의 고가주택 단지들에는 봄을 맞아 방문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적으로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봄 성수기인 데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급주택 주수요층인 기업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구매의욕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주택에 햇볕 드나

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 및 서울 인근지역에서는 단독 · 연립주택형 타운하우스,테라스 하우스,동호인 마을 등 다양한 형태의 고가주택 단지 15곳에서 분양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분양된 판교신도시 고급 연립주택인 '금강펜테리움 레전드'는 32채 공급에 142명이 몰려 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SK건설이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 서판교 인근 청계산 자락에 짓는 28채의 고급 단독주택 '아펠바움'에도 지난달부터 평일에도 4~5팀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회사 측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준'의 설계를 토대로 한 조형미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단지 안에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가족영화관 연회장 등이 설치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LIG건영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 '게이트힐즈 성북'을 분양 중이다. 미국 건축가 '조엘 센더스'가 설계한 이 주택은 미국 건축가협회 디자인상까지 받았다. 단아한 외관에 전 가구에서 북악산 풍광을 볼 수 있다.

전체 12채에 3.3㎡당 분양가는 2800만~3000만원 선이다. 지하층은 입주자 취향에 따라 홈엔터테인먼트 · 홈오피스 · 스파 등의 공간을 넣을 수 있다. 게이트힐즈 분양 관계자는 "40억~50억원짜리 고가주택인데도 최근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여러 차례 방문 후 계약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용인시 기흥구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하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 '죽전 힐스테이트'도 최근 방문객이 늘고 있다.

◆예인촌 등 테마형 단지도 잇따라

1990년대 중반 유행했던 동호인 마을도 다시 등장했다. 단지 구성과 품질이 과거보다 휠씬 좋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도시와사람은 최근 경남 하동군 섬진강 자락에 예술인 전용주거단지인 '하동예인촌(17채)'을 선보였다. 섬진강변을 따라 조성된 19번 지방도(벚꽃길)변에 지어진다. 시인 · 수필가 · 연기자 · 사진작가 등 다양한 예술가를 대상으로 분양 중인데 한 달 만에 절반 이상 팔렸다. 지방인 데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성공적이란 평가다.

삼성중공업이 내달부터 분양에 나서는 파주시 교하읍 동패리에 분양 예정인 헤르만하우스 2차단지도 관심 대상이다. 38채가 330㎡형으로 지어진다. 1차 단지가 이미 '아름다운 예술주거'로 높은 인기를 얻은 탓에 분양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분양컨설팅 업체 우영D&C 조우형 사장은 "주상복합아파트 중대형아파트 등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고가주택 수요자들이 타운하우스 · 단독주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고가주택 주거 품질이 크게 좋아져 잠재적 투자가치가 높아진 것도 관심을 끄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외곽 타운하우스는 여전히 분양률이 저조한 상태여서 봄철 분양시즌을 맞은 '반짝 온기'라는 지적도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