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추진단지의 하락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9월 이후 떨어지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단 저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시내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은 -0.01%로 움직임이 미미했다. 지난주 0.09% 하락하는 등 한 달 이상 0.05% 이상의 변동률을 보이며 떨어져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부 정보업체의 조사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반전하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강남구의 재건축아파트 단지의 시세가 지난주 대비 0.28% 올라 상승세로 반전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재건축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둔화된 데에는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의 시세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연내에 개포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개포동 저층 재건축 단지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포 주공아파트들의 호가는 올라가는 추세로 주공3단지 36㎡의 매도호가가 지난주 대비 2500만원 올랐으며 주공1단지 42㎡의 시세도 2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전반적인 재건축시장이 호전되고 있다기보다는 개포 주공아파트 단지의 시세 움직임에 따른 착시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송파구 가락시영2차 단지의 경우 지난주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으며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에도 매수세가 완전히 끊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재건축아파트단지의 영향으로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나타내며 가격 하락을 멈췄다. 하지만 송파구(-0.08%)와 강동구(-0.01%) 등의 가격이 떨어지며 서울 전체 집값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서울보다 신도시와 수도권 집값이 더 많이 하락해 0.02% 떨어졌다. 신규 아파트가 많이 입주한 광명시의 집값이 0.17% 떨어졌으며 분당도 -0.04%로 하향 조정을 계속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