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성공하려면 계약자의 현금 투자금을 2억원 이상으로 잡아선 안된다. '

최근 용산권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 · 시행사들에 불문율로 통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계약금을 포함,1차 중도금까지 드는 현금 규모가 최대 2억원을 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왜 현금 2억원일까. 이는 용산 지역에서 '돈되는 물건'을 찾아 돌아다니는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액수가 대충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선이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40평형 이상의 대형 평형의 계약금을 1억~1억5000만원으로 맞추는 게 좋다"며 "이를 넘기면 투자자들이 기피해 분양에 실패하고 만다"고 귀띔했다.

대림산업은 올초 용산구 신계 e-편한세상 분양계약 당시 계약금을 낮추고,이자 후불제로 계약 조건을 바꾼 뒤 계약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엔 계약할 때 분양대금의 10%를 내고 한 달 후에 10%를 내는 조건이었지만,계약이 잘되지 않자 계약금 액수를 절반으로 낮췄다. 이후 100% 계약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아파트의 경우 현재 1억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59㎡(전용면적)의 경우 5400만원(분양가 5억4000만원)의 현금만 보유해도 충분히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던 셈이다.

이를 본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의 시행업체도 다음 주 계약을 앞두고 계약자들의 투자금 규모에 맞춘 '당근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40~50평형은 계약금 10%에 이자후불제,60~70평형은 초기 30%는 무이자,나머지 기간은 이자후불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2억원 안팎의 여유 현금을 가진 투자자들이 용산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린다고 해석될 수 있다"며 "용산지역은 개발호재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투자자들이 더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