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홈페이지에 학부모 항의 잇따라

"어떻게 학교 바로 옆에서 가림막도 설치하지 않고 아파트를 철거할 수 있습니까.
아이들이 온갖 먼지를 들이마시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5차 아파트 재건축 공사를 맡은 S건설이 지난달 25일부터 기존 아파트 철거를 시작하면서 인근 도성초등학교와 맞닿은 방향에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철거현장이 불과 10m 떨어져 있어 교정에 공사장 분진이 흩날리고 있으며, 시멘트 덩어리와 철근 등 건축 폐기물이 학교 안으로 떨어질 위험도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학교 학부모 50여 명은 30일 오전 공사현장을 항의방문해 공사중단을 요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건설사 측과 학부모들이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항의방문에 참가했던 한 학부모는 3일 "가뜩이나 신종플루때문에 민감한 때에 아이가 목이 아프다고 우는 모습을 보는 부모 마음이 어떻겠냐. 먼지 가림막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무시한 처사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3일까지 강남구청과 강남교육청 홈페이지에도 학부모들의 항의 글이 십여 건 올라와 있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굴착기가 12층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철거작업을 하는 공사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강남구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도로 쪽에서 보이는 곳에만 눈속임으로 살짝 가림막을 하고 학교와 맞닿는 곳만 가림막을 하지 않았다.

대기업 건설사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럽다"고 분개했다.

S건설 측은 "기존 아파트가 `ㄱ'자 형태로 세워져 학교와 맞닿은 공간으로 철거잔해물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으며 이 부분은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S건설 현장 관계자는 "분진이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건물 옥상에 물 뿌림 인원 4명, 바닥에는 살수기 4대를 설치했다.

소음은 학교 운동장에서 측정했을 때 강남구청의 권고기준치인 65데시벨(㏈)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나리아파트 철거공사는 30일 오전 학부모들이 항의방문한 이후 중단됐다.

학부모들과 건설사 측은 공사 재개와 관련해 2일 서로 안을 내놓고 협의를 시작했으나 견해차만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계연 기자 kind3@yna.co.kr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