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분양가로 말이 많았던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지난 25일 1순위 청약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경쟁률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3순위까지 청약 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최근 계약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분위기여서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장에선 모처럼 달아오른 분양시장 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역 맞은편 동자동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주상복합)은 대부분의 주택형이 미달됐으며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래미안 휴레스트'도 중대형 아파트는 모두 미달됐다. 반면 '청라 푸르지오'는 평균 4.5대 1로 전 평형이 1순위 마감되긴 했지만 비싼 분양가로 인해 이전 청라지구 인기 분양단지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의 경우,평균 분양가가 3.3㎡당 2600만원으로 인근 주상복합인 한강로 벽산메가트리움 시세(평균 3.3㎡당 2200만원)보다 400만원이나 비싸게 나왔다. 최고 분양가도 3620만원으로 강남 · 북을 통틀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성수동의 주상복합인 '갤러리아 포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결국 25일 1순위 청약에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총 7개 주택형 중 5개에서 미달이 났다. 일반분양 278채 중 160건이 접수돼 75채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분양가의 벽'을 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했다. 용산구 후암동 스타랜드 공인중개는 "주변에 비교할 만한 아파트가 없지만 한강로 인근 아파트가 최고 3.3㎡당 30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라며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가까운 한강로 인근으로 투자자들이 눈돌릴 데가 많아 미달사태가 빚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건축 아파트인 '고양 래미안 휴레스트'도 인근 대단지인 식사 · 덕이지구의 분양가와 비슷하게 나와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휴레스트 150㎡형 분양가는 3.3㎡당 1395만~1431만원으로 미분양물량 처리로 고전했던 일산자이 147㎡형 분양가(1460만원)에 거의 육박했다. 25일 1순위 청약에서 8개 주택형 중 중대형인 4개 주택형에서 미달됐다. 중대형인 149~189㎡에서 174채가 공급됐는데 28명만이 접수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식사 · 덕이지구에 중대형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 삼송 지축지구와 은평뉴타운,원흥(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휴레스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송지구만 해도 3.3㎡당 1100만~1200만원에 분양이 예상된다. 함 실장은 "만약 휴레스트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대 후반이었으면 경쟁률이 좀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청라 푸르지오'는 25일 청약에서 외견상 성공을 거뒀다. 분양가가 3.3㎡당 1350만원으로 상한제가 실시되기 전 청라지구 분양가(GS자이의 경우 1380만원)에 육박,성공을 점치기 어려웠으나 일단 한숨은 돌렸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불기 시작한 청라지구 청약 열풍에 비하면 '미흡하다'라는 평가다. 지난 5월 분양한 SK뷰의 경우,3.3㎡당 1113만원으로 평균 24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었다. 송도에서도 지난 5월 포스코 더?t하버뷰Ⅱ가 3.3㎡당 1328만원에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비싼 것만은 분명하다.

장규호/성선화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