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전매금지(3년)가 풀리면서 올여름 이후 치솟던 판교 아파트 호가가 내림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판교신도시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5㎡를 초과하는 판교 중대형 아파트 전매금지 기간이 지난 15일로 3년이 지남에 따라 아직 입주(명의이전 등기)하지 않은 분양권 상태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판교 삼평동 P공인 관계자는 "15일부터 전매금지가 풀려 휴먼시아e편한세상 등 인근 아파트 중대형 분양권이 다양한 층과 향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삼평동의 S공인 관계자는 "돈이 없어 판교 아파트를 빨리 처분해야 하는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분양 당시,당첨은 됐지만 계약금도 없던 사람들에게 저축은행에서 계약금 대출을 해줬다"며 "달랑 3000만원만 들고 계약해 분양권에 채권가압류까지 들어와 있는 급한 처지의 사람도 일부 있다"고 귀띔했다.

삼평동 J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이민,직장 지방 이전이나 질병치료 등의 사유로 환매하지 않고 LH공사로부터 전매동의를 받은 물건이나 명의이전 등기를 한 물건만 매매가 가능해 실제 거래는 극소수였다"며 "이제 전매금지가 풀려 분양권 형태의 물건이 거래될 수 있어 판교신도시 아파트에서 시장가격이 처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명의이전 등기를 한 아파트는 3년이 지난 것으로 간주돼 전매금지가 이미 풀렸지만 보유 1년차 때는 양도소득세를 50% 물어야 하기 때문에 매물이 거의 없었다. 입주기간을 넘겨 연체이자를 물더라도 분양권 상태로 갖고 있다가 팔게 되면 양도세가 최고 35%(양도차익 8800만원 초과 경우,내년엔 33%)로 매겨지기 때문에 분양권 매물이 전매금지가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따르면 현재 판교신도시에서 LH공사가 공급한 아파트 단지 중 완공돼 입주지정기간이 지난 단지는 전체의 35%이다. 판교 공공주택의 65%가 아직 완공 전이라는 얘기다. 입주지정기간이 지난 단지 가운데 실제 입주한 세대수는 84%로 집계됐다.

판교 아파트 호가는 분양가(채권손실액 포함)를 기준으로 많게는 4억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 봇들마을(21-1블록) 휴먼시아어울림의 공급면적 125㎡형은 채권손실액을 포함해 약 6억원에 분양됐는데 지금 10억5000만원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다. 같은 아파트 145㎡형은 채권손실액을 포함해 총 7억9300만원에 분양됐으며 호가는 최고 13억원을 오르내린다.

판교 H공인 관계자는 "지금 대출규제 때문에 매수세가 관망으로 돌아섰다"며 "전매금지가 풀리길 기다린 분양권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지금 시세에선 거래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향후 판교 집값이 어떤 방향을 잡을지는 조금 기다려봐야 겠지만 전매금지 기간 만료에 따른 매물 증가는 호가 상승에 브레이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관측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