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 지역이 늘고 일반아파트 시장도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서울 강남권의 하락세가 강북권 주요 지역과 분당, 과천 등 수도권으로 확산됐고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 일반아파트 값도 지난 3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약세를 보였다.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연초처럼 바로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출규제 강화 이후 보금자리 사전접수 등 신규분양에 관심이 쏠린데다 추가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이번주(10월 16~22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율은 -0.04%를 기록했다. 신도시도 0.01% 하락했다.
수도권(0.01%)은 의정부, 고양, 과천, 부천 등이 내림세를 보였지만 전체적으로는 소폭 상승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0.23% 떨어지며 4주 연속 하락했다. 강동구(-0.51%)와 강남구(-0.22%), 송파구(-0.22%), 서초구(-0.16%) 순으로 강남권 4개 구가 일제히 내림세를 이어갔다.

거래가 끊어진 뒤 고덕주공, 개포주공, 가락시영, 잠실주공 등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의 매물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강동지역 매물이 늘었고 개포주공은 최대 2000만원 가까이 호가 조정이 이뤄졌다. 가락시영1차도 1000만원 가량 내렸다. 조합측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한 잠실주공5단지나 압구정동 일대의 상향 조정 기대감이 있지만 당분간 실거래 성사률이 높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지역은 강동구가 0.20% 하락했으며 ▲송파(-0.12%) ▲서초(-0.07%) ▲강남(-0.05%) ▲중랑(-0.05%) ▲성북(-0.03%) ▲관악(-0.02%) ▲도봉(-0.02%) 순으로 10개 구가 주간 하락했다.

강동구에서는 상일동, 고덕동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송파는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일반아파트도 매수 문의가 크게 줄고 거래도 어려워지면서 하락했다. 가락동 가락시영1차와 잠실동 우성4차, 현대 등이 떨어졌다. 도봉구는 창동 상계주공18,19단지가 저층 싼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250만~750만원 가량 하락했다. 노원구는 상계동 현대3차, 하계동 건영 등이 매물은 나오지만 거래가 없어서 하향 조정됐다.

반면 금천구는 0.16% 올랐으며 ▲광진(0.03%) ▲마포(0.02%) ▲동작(0.01%) ▲영등포(0.01%) ▲강북(0.01%) 지역은 소폭 올랐다. 오름세를 보인 곳은 실수요자 위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졌다. 금천구의 경우 금천구심 개발 호재로 독산동 금천현대, 중앙하이츠빌 등 주변단지의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다. 광진구는 자양동 우성1차, 2차가 거래됐다.
양천구 목동 단지와 용산, 강서 등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시세를 체크하는 전화 문의는 있지만 매물 가격 변동도 적고 거래도 소강 상태이다.

신도시는 분당(-0.03%)과 일산(-0.01%)이 하락했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세를 보였다.
분당은 금곡동 청솔성원, 야탑동 목련SK, 정자동 한솔주공6단지 등 주요 단지에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들었고 가격이 250만~1000만원 가량씩 하락했다. 일산도 매수세가 끊겨 일산동 후곡동양,대창이 250만~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수도권은 의정부가 0.02% 내렸으며 ▲고양(-0.01%) ▲과천(-0.01%) ▲부천(-0.01%) 등이 미미하게 내렸다. 의정부시는 신곡동 상록I’PARK가 500만원 떨어졌다. 매수 문의가 끊겨 매물이 늘었다. 과천도 중앙동 주공10단지 132㎡, 래미안에코펠리스 155㎡가 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대출규제 확대로 급매물이 1~2개 정도 출시됐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도권 중 인천이 0.04% 올랐으며 ▲김포(0.02%) ▲평택(0.02%) ▲안성(0.02%) ▲광주(0.01%) ▲성남(0.01%) ▲남양주(0.01%) 등인데 변동폭은 보합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제2금융권 대출규제 강화가 2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2차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까지 발표되면서 거래 소강상태가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금융위기 때처럼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만 강남, 송파, 강동 등 재건축시장에서는 급매물도 하나 둘씩 출시됐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거래실종과 그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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