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도시개발공사가 분양하는 김포 한강신도시 내 '쌍용 예가' 아파트가 보금자리주택 유탄을 맞았다. 지난주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분양에 나선 '쌍용 예가' 아파트 청약 일정이 서울 · 수도권 요지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분양일정과 겹치면서 저조한 분양률을 보인 것.

22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김포도시개발공사가 시행을,쌍용건설 한화건설 계룡건설이 시공을 맡은 한강신도시 '쌍용 예가' 아파트가 지난주 1~3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총 1474채(모두 전용 84㎡) 중 1065채가 미분양됐다. 분양률이 28%에 그쳤다. 이는 최근 한강신도시 안에서 선보인 아파트 중 가장 저조한 분양 실적이다. 지난 7월 같은 곳에서 분양한 '화성파크드림'아파트와 'KCC스위첸' 아파트의 경우 1,2순위에서는 미분양됐지만 3순위 청약에서는 모두 마감됐었다.

김포도시개발공사는 23,24일 이틀간 청약 자격에 상관없이 추가 접수를 받는다.

한강 쌍용예가 아파트가 이처럼 수요자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은 무엇보다 사전예약이 한창인 보금자리주택과 수요층이 겹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김포지역 내 자체 수요층이 두텁지 못한 상황에서 청약저축 가입자들의 시선이 입지 여건이 뛰어난 보금자리주택으로 집중된 점이 초기 분양률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분양가격이 보금자리주택과 비교되면서 가격 매력도도 반감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한강신도시의 3.3㎡ 분양가격이 950만원 선으로 다른 수도권 택지지구와 비교할 때 높지 않지만 입지 여건이 더 좋다고 평가받는 인근 보금자리주택지 고양 원흥지구의 3.3㎡ 분양가격이 85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느낌을 청약자들에게 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금자리주택과 비슷한 입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