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주택 시범단지 사전예약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특별공급 청약이 20일 시작됐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20~40대 서민층을 위한 것으로 이번 시범지구 물량의 20%가 배정됐으며 이번 시범단지 사전예약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날 현장 접수장인 서울 등촌동 KBS 88체육관은 대체로 한가한 모습이었다.

20여개의 상담 테이블에는 2~3명씩 앉아서 상담원의 안내를 받으며 신청지를 작성하느라 다소 분주했지만 서류 접수 창구는 거의 붐비지 않았다.

접수기간이 20~22일 3일이어서 청약자들이 분산됐고 비교적 젊은 층이 대상이라 인터넷을 이용한 청약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김춘오 부장은 "새벽 6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2천여건이 인터넷으로 접수됐고 88체육관 현장접수는 오전 11시30까지 100건이 조금 넘었다"고 말했다.

신청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 지구의 인기가 단연 높았다.

접수창구에도 강남권 지구 접수 창구에는 3-4명씩 기다리는 모습이었지만 하남 미사나 고양 원흥 지구 접수창구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이형태(34. 서울 구로구)씨는 서울 강남 세곡지구를 1지망으로 신청했다.

이씨는 "하남 미사에 물량이 많아 당첨확률이 높다고 해서 잠시 고민했지만 직장과 거리,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자녀 교육문제 등을 따져서 강남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역시 강남 세곡 지구를 택한 전성진(39. 서울 영등포구)씨는 "아직 취학 전이지만 자녀 교육 문제도 있고 시세차익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라 선택했다"며 "이번에 안되더라도 보금자리 2차지구의 내곡, 세곡2지구나 송파 위례신도시 청약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 미사나 고양 원흥 등 수도권 지역 보금자리 주택은 인근 거주자가 신청한 경우가 많았다.

하남에 거주하는 최모(45.여)씨 부부는 1~3지망 모두 하남 미사 지구 단지를 선택했다.

최씨는 "하남에 10년 넘게 살았는데 두 아들이 대학생이라 굳이 강남권에 신청할 필요가 없었다"며 "원하는 면적은 분양가가 4억원이 넘어 부담되긴 하지만 내집마련을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집에서 가깝고 경쟁률이 낮은 하남 미사를 골랐다"고 말했다.

신청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았다.

권연희(40.여)씨는 "가족 전체 소득이 작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보다 불과 11만원이 많아서 신청하지 못했다"며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40대 여성도 "남편이 결혼 전인 20여년 전에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부모님 집이 남편 명의로 돼있던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아쉬워했다.

현장 상담을 맡고 있는 손미옥씨는 "소득제한에 걸려 신청못한 사람이 많았고 청약통장 납입금이 600만원 미만이거나 미혼인데도 신청이 가능한 줄 알고 온 경우도 있다"며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7가지 자격요건이 충족돼야 신청이 가능한 만큼 꼼꼼히 따져서 준비해야 헛걸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