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과 연결통로 뚫어 채광 환기 ‘굿’
입주자 배려한 아이디어 대거 적용해


1,441세대의 대규모 단지인 대구 수성 동일하이빌에는 지상 주차장이 없다. 장애인 및 응급차량 주차장을 제외하곤 주차공간이 모두 지하에 배치돼 있다.

이 때문에 지하 1,2층에 마련된 수성 동일하이빌의 주차장은 거대한 지하도시를 연상시킨다. 4개 출입구를 통해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16개동이 모두 연결된다.

직선으로 나있는 주차장 도로는 끝이 안보일 정도로 길다. 특이한 점은 지하인데도 실내가 환하고 지하 주차장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비결은 실외와 소통에 있다. 동일토건은 지하주차장 군데군데에 외부공기와 맞닿도록 열린공간을 뚫어 놨다. 오를 내릴 계단이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다.

이런 공간을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조명없이도 지하2층까지 밝은 편이다. 또 공기가 통하기 때문에 자동차 매연이 지하공간에 쌓이지 않고 실외로 빠져 나가 냄새가 거의 없다. 오르고 내릴 계단을 마련할 필요성이 덜한 지하 주차장의 열린 공간에는 대나무를 심어 조경 효과도 내고 있다.

수성 동일하일빌에는 지하 주차장외에도 미세한 부분에 신경 쓴 흔적이 몇 군데 더 있다. 각 동의 출입문 맞은편에 설치된 우체통도 그런 사례다.
각 동의 출입문은 번호를 누르거나 카드키를 써야 하는 디지털 방식이어서 항상 잠겨 있다. 우체통을 문 밖에 두면 편리하겠지만 훼손우려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출입문을 둘러싼 유리벽 중간에 우체통을 설치해 외부에서 우편이나 사물을 넣으면 안쪽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다.

출입문이 잠겨 있더라도 외부에서 불편 없이 우편이나 사물을 넣을 수 있게 고안된 우체통인 셈이다.

수성 동일하이빌 각 세대마다에는 거실 벽에 작은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1층 출입문에서 방문객이 찾아오면 “손님이 왔다”고 모니터에서 음성이 나온다.

세대원이 카드를 댔을 때는 ‘가족이 왔다’고 역시 음성으로 알려준다. 이런 디지털 장치를 통해 실내나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미리 호출할 수도 있다.

무인택배시스템, 원격검침시스템 등도 디지털장치로 구동되고 있다. 그래서 수성 동일하이빌 아파트에도 자연과 미래가 공존한다는 느낌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