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에 어렵게 집을 구해도 서민들 마음은 편하지 않다. 임차기간이 끝나는 2년마다 비슷한 고생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집마련할 목돈도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고민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서울 거주자라면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인근 전셋값의 80% 정도 가격에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프트 청약방식은 SH공사가 직접 시행하는 택지지구에 지어지는 '건설형 시프트'와 서울시가 신규 재건축아파트의 일부를 확보해 내놓는 '재건축매입형 시프트'로 나뉜다. 건설형 시프트의 경우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약저축(전용 59~84㎡) 또는 청약예금(전용 114㎡) 가입자에게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전용 84㎡ 이하 물량은 세대원 모두가 무주택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전용 114㎡는 입주 전날까지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는 조건하에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다.

재건축매입형 시프트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서울시 거주기간과 무주택기간이 각각 1년 이상이면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서울시 거주기간,무주택기간,부양가족수 등에 가점을 매겨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외에 65세 이상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와 20세 미만인 자녀 3명을 둔 무주택세대주,혼인기간 5년 이내의 신혼부부 등에는 별도의 우선공급 물량이 배정되는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청약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건설형 시프트는 9월 중에 분양 소식이 있다. 전체 1159채로 중랑구 신내 2지구 866채,은평구 은평 2지구 247채,송파구 장지지구 1단지 46채 등이다. 우선 신내 2지구는 중랑구 묵동과 신내동 사이에 자리잡아 봉화산 근린공원,동구릉과 태릉 등 주변에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도 도보로 10~15분 거리에 있다. 송파구 장지동의 장지1단지는 서남쪽에 위치한 송파 인터체인지를 통해 서울외곽순환도로에 접근할 수 있다. 지난 7월에 이어 시프트 청약이 진행되는 은평뉴타운 내 은평 2지구도 관심이다. 지하철3호선 구파발역이 가까워 교통 입지는 괜찮다.

11월에는 재건축매입형 시프트도 분양될 예정이다.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서초구 서초금호아파트,강남구 역삼동의 진달래3차아파트 등을 재건축해 공급되는 아파트에 포함된다. 아직 공급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입지가 우수한 만큼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SH공사의 홈페이지(www.i-sh.co.kr)나 전화(1600-3456 · 시프트 콜센터)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