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 가격 오름세가 심상찮다. 작년 말 입주 폭탄 세례로 역전세난을 겪었던 서울 송파구는 전셋값이 올해 들어서는 반대로 17.6%나 뛰었다. 최근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잠시 소강 상태지만 예년보다 입주 물량이 감소해 하반기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 구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곧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라면 임대인과 적정선에서 보증금을 타협해 계약을 연장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이사비용과 중개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전세금을 올려주더라도 재계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 실장은 또 "해당 물건의 담보대출 여부나 대항력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피는 것은 필수"라며 "이미 확정일자를 받아둔 종전 계약서는 보관하고 인상한 보증금에 대해서만 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해 추가로 확정일자를 받으면 올려준 전세금도 우선변제권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청약저축 통장이 있다면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청약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공급된 시프트의 전세금은 같은 단지 전세 시세의 55~80% 수준인 곳이 많다.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한 데다 하반기 서울 장지 · 은평 · 신내지구,고덕주공1단지 등에서 임대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다만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여 스스로의 가점을 체크해 당첨 가능성을 미리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아파트보다 좀 더 저렴한 연립이나 다세대 전세 매물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구로나 강북 · 중랑 · 금천구 등 다세대가 밀집한 지역에서 필로티 구조로 주차나 방범 문제에 덜 취약한 역세권 신축 빌라 전세 매물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입주 2년차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소 임대차 기간이 2년 단위라 입주2년차 아파트는 전세계약이 끝나는 물량이 많은 편이다. 올 하반기에는 주로 서울 강남 · 송파 · 서대문구,경기 파주신도시와 인천 송도 및 구월동 등에 1000세대 안팎의 2년차 입주 단지가 몰려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