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인수전에 '유통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코아에프지가 뛰어들어 4파전을 벌이게 됐다.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보유한 업체다.

이들 4개 업체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의 금호산업 지분(38.74%) 매각 주간사인 맥쿼리증권에 지난 29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30일부터 실사에 들어갔다. 맥쿼리증권은 약 2주간 실사한 뒤 각 업체들로부터 인수 제안서를 받아 7월 중순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8월 초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통 3사는 당초 예상대로 인수전에 모두 참여했다. 다만 실사 작업을 끝낸 뒤 최종 입찰에 참가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터미널이 서초구의 개발 계획에 따라 서울 강남권 최대 상업시설 부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한진(16.67%) 동부건설(6.17%) 등 주요 주주들과 추가 지분 매입 협상을 벌여야 하는 데다 서울시를 설득해 개발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과 현재 분양받아 상가에서 영업 중인 800여명의 상인들에 대한 보상 등도 쉽지 않은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M&A업계에서도 금호산업 지분 매각 금액이 공시지가 수준인 3000억원(지분율 대비 금액)을 크게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권 최고 노른자위 땅으로 탐나는 것은 인정하지만 실사를 거쳐 정확한 가치를 판단한 후에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결국 사업성과 가격이 문제"라고 밝혔다.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로 출발해 최근 PEF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코아에프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며 "신규로 PEF를 조성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조진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