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말 신도시 발표 이후 주목을 끌었던 검단신도시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신도시 발표 직후 주변 아파트와 땅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투기열풍이 거셌던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올 연말부터 예정된 토지보상도 재원 부족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의 공동 사업시행자인 인천시와 토지공사는 오는 12월부터 1지구에 대해 보상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단신도시에 투입될 보상비용은 1지구(11.19㎢) 4조1700억원,2지구(6.93㎢) 2조원 등 6조원에 달한다. 당장 보상에 들어가야 할 1지구의 총 사업자금만 해도 보상비와 개발비(4조8000억원)를 합쳐 9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인천시와 토공이 확보한 자금은 수천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천시가 마련한 자금은 3000억원이고,이마저 채권 발행으로 겨우 준비했다. 토공 역시 인천시와 비슷한 규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와 토공은 앞으로 채권 발행이나 기존 택지지구의 토지대금을 회수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현재 확보된 자금으로 일단 연말 보상 착수는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변 부동산시장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단신도시 인근의 세븐공인 관계자는 "간간이 급매물 거래만 이뤄질 뿐 전체적으로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올 연말 보상금이 풀리면 그 돈이 주변으로 흘러들면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컸었는데 이마저 힘들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원당지구 신안실크밸리단지의 115㎡형(공급면적 기준) 가격은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2006년 말 당시에는 4억원까지 상승했었다.

당하지구 내 유성옥 금강KCC공인 대표도 "보상재원이 부족해도 대토보상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12월로 예정된 보상 자체가 지연될 것 같지는 않다"며 "현금보상이 적어지는 만큼 부동산시장 활성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마전 · 당하 · 원당 · 불로동 일대 18.12㎢를 개발하는 것으로 인천시와 토지공사가 5 대 5의 비율로 시행을 맡았다. 내년에 착공,2013년 첫 입주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총 9만2000세대의 주택을 지어 2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로 개발된다.

인천=김인완/이호기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