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라인 '2억미만 아파트' 찾아볼까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신 모씨(32)는 직장이 있는 강남역 앞까지 출퇴근하느라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집에서 10분 이상 버스를 타고 당산역(2호선)까지 온 다음 지하철을 타느라 1시간 이상 허비하기 때문이다. 신씨는 지하철 9호선(개화역~신논현역) 개통을 앞두고 역과 가까운 곳에 값싼 소형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주말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를 돌며 발품을 판다.

이달 말 개통될 9호선 주변 역세권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이나 여의도로 출퇴근하기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좀 낡긴 했지만 잘 찾아보면 1억원대로 장만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도 꽤 있어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20일 부동산포털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 · 방화동 · 염창동,영등포구 당산동 등지의 9호선 역세권 단지 가운데 1억원대로 살 수 있는 소형 아파트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단지는 대부분 1990년대 초 · 중반 입주해 다소 낡고 공급면적이 작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가양동 도시개발단지에는 1억원대의 소형 아파트가 몰려있다. 총 1624가구인 도시개발2단지(49~69㎡형)에서는 49㎡(15평)형의 시세가 1억7000만원에 형성돼있다. 이 단지 56㎡(17평)형 급매물은 1억8000만~1억9000만원에 나온다. 지금은 이곳에서 강남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리지만,걸어서 8분 거리에 9호선 양천향교역이 있어 앞으로는 40분이면 충분하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나 강남에 직장을 둔 사람과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9호선이 개통되면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양동 도시개발3단지(49~72㎡형)의 경우 49㎡형을 1억7000만원,56㎡형은 1억9000만원에 살 수 있다. 9호선 가양역이 걸어서 7~8분 거리다. 가양역은 급행전철이 정차하는 곳으로 신논현역까지 25분이면 갈 수 있어 강남 출퇴근 직장인들의 매수문의가 많은 편이다.

가양동 도시개발9단지에서는 1억8000만~1억9000만원이면 49㎡형을 매입할 수 있다. 9호선 증미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주변에 이마트(가양점) 등 편의시설이 있다. 9호선 신방화역 인근인 방화동 도시개발2단지는 46㎡형은 1억4000만원,56㎡형은 1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서구 염창동 태진가람은 1개동 64가구 규모로 82㎡(25평)형으로만 구성됐다. 매매가는 1억9000만~2억원 선.

영등포구에서는 당산역과 가까운 당산동 평화아파트와 대우디오빌을 눈여겨볼 만하다. 평화아파트는 284가구로 1978년 입주해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7월 입주 예정이다. 56㎡형의 시세가 1억9000만~2억원이다. 당산역이 5분 거리인 대우디오빌의 시세는 39㎡형 1억7000만원,46㎡형 1억8000만~1억9000만원,52㎡형 1억9500만~2억원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