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주공의 마지막 재건축추진 단지인 '5단지'가 2014년까지 50~70층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그동안 서울시와 용적률 상향 조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추진위원회가 주거지역에서 상업지구로 용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12일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발간한 재건축소식에 따르면 추진위원회는 시공사,시행사 등 5개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3가지 사업계획안 중에서 용적률 300%를 적용하는 제1안을 확정했다고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올 2월 말까지도 추진위는 잠실 5단지를 3종 주거지역에서 상업지구로 전환해 용적률을 최대 600%까지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주변 단지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승인해 주지 않자 지난 8일 3종 주거지역의 최대 용적률인 300%를 적용해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김우기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용적률 300%를 적용하는 대신 최대 층수를 70층까지 높여 사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잠실 5단지는 초고층 주상복합의 상징인 73층 타워팰리스와 비슷한 50~70층 짜리 초고층 아파트로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 70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변부에 50층짜리 아파트가 지어진다. 올 8월 안전진단평가를 신청해 연말까지 완료하고 2010년 상반기 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조합원 이주는 2011년까지 완료하고,제2롯데월드가 완공 예정인 2014년까지 입주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총 세대 수는 약 9800세대다. 이 중 조합원 분량(3930세대)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은 5000세대 정도다. 김 위원장은 "총 9800세대 정도면 단독으로 행정구역상 하나의 동(洞)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새로운 동명을 정해 특수 명품 아파트 단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1억원 안팎,공사비는 4조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조합원 분담금이 1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당초 2조원 정도였던 공사비가 태양광발전시설 구축이 추가되면서 4조원 정도로 늘었지만 총 세대 수가 늘었기 때문에 조합원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든 조합원은 대형 평형(148㎡ · 45평) 이상의 아파트를 배정받게 될 예정이다. 소형은 79㎡(24평),중형은 112㎡(34평)로 지어진다. 하지만 서울시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조례안이 확정되지 않아 소형 평형 비율은 변경될 수 있다. 아파트 건설은 삼성건설,현대산업개발,GS건설 등 3개사가 맡는다.

권창주 서울시 주거정비과장은 "일단 법률이나 조례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곳은 시가 지난 1월 발표한 한강변 공공성 회복 방안에 따라 정비계획이 수립돼야 하기 때문에 향후 재건축추진위와의 협의를 통해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