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3주째 둔화됐다.
서울 강남권 규제완화 보류에 따른 실망과 단기 급등에 따른 상투 인식이 생기면서 매수자들이 거래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4월 초까지 오름세를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가격 상승세는 사실상 멈췄고 강남, 송파 재건축아파트 매물이 일부 하향 조정된 호가가 출시되지만 실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서울 수도권 전반적으로 거래 소강 상태가 이어지고 가격 변동을 보인 단지도 줄어든 가운데 환율, 주식시장 등에서는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분간 보합 정체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7일)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 0.02% ▲신도시 0.06% ▲수도권 0.03%의 변동률을 보였다.

지하철 9호선 개통이 임박한 서울 강서지역, 기업 본사 이전으로 직장인 수요가 유입된 수도권 남부시장이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상승폭은 다소 누그러졌다.

서울은 ▲강동구 0.09% ▲양천구 0.07% ▲종로구 0.07% ▲강서구 0.05% ▲노원구 0.04% ▲용산구 0.03% ▲마포구 0.03% 등지가 소폭 올랐다. 강동구는 천호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된 천호태영 105㎡가 토지거래허가 기준이 완화되면서 외지인 투자자 거래로 500만원 가량 올랐다. 양천구는 최근 중형이 소폭 오르면서 대신 소형 거래가 나타났다. 목동신시가지 4단지와 12단지의 소형이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109㎡는 2000만원 가량 상승했고 마포구 상암동 일대는 9월 초고층 빌딩 착공 기대로 가격이 꾸준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9㎡의 경우 매수희망자가 있지만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면서 실계약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주 오른 지역 중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혜지역인 비투기지역이 많았는데 매수 문의는 다소 늘어났지만 실거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강남3구는 ▲서초구 0.04% ▲송파구 0.03% ▲강남구 0.01% 순으로 변동이 미미했다. 재건축아파트는 거래없이 보합세를 나타냈고 일부 중소형 일반아파트만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수혜 단지인 잠실한솔 109㎡가 1000만원 올랐고 잠실동 우성1,2,3차가 2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남구는 역삼동 대우디오빌 52㎡~69㎡ 저가매물이 소진되면서 1000만~1500만원 정도 상승했다.

하락한 지역은 지난주보다 늘었다. 중랑구가 0.09% 떨어진 것을 비롯해 ▲구로구 -0.05% ▲서대문 -0.03% ▲은평구 -0.02% ▲동작구 -0.02% ▲도봉구 -0.01% 등의 순이다.

중랑구는 신내동 신내시영6단지 소형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시세가 하락했다. 도봉구도 일부 소형 저가 매물만 거래가 이뤄졌다. 태영데시앙 105㎡가 2000만원 떨어졌다. 창동차량기지 개발 수혜가 기대되는 상계주공17,18단지 소형은 소폭 오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분당과 평촌신도시도 가격 둔화세가 이어졌다. ▲분당 0.09% ▲일산 0.07% ▲평촌 0.03% 순의 변동률을 보였다. 분당은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저가 매물이 거래되면서 500만~1000만원 가량 상승했지만 지난 주에 비해서는 가격 변동을 보인 중소형도 많이 줄었다.

약세를 보였던 산본과 중동도 저가매물이 줄고 거래도 잦아들면서 하락폭은 다소 둔화됐다. ▲산본 -0.01% ▲중동 -0.01%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남고북저 현상이 뚜렷하다. 강남발 가격 상승 영향을 먼저 받은 남부지역은 기업 이전에 따른 직장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의정부, 파주, 동두천 등 경기 북부는 4월 들어 잠깐 거래가 되긴 했으나 지속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주 ▲수원 0.09% ▲용인 0.06% ▲시흥 0.05% ▲화성 0.05% ▲과천 0.04%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수원시는 정자동 동신2,3차가 저점 인식과 리모델링 기대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됐다. 정자동 현대코오롱은 81㎡ 소형이 실수요 위주로 움직였다. 용인시 상현동 상현성원1차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거래되면서 80~108㎡가 500만원 가량 올랐다.

하락한 지역은 ▲안성 -0.08% ▲파주 -0.03% ▲광주 -0.01% 순이다. 안성은 싼 매물이 거래되면 시세가 하향 조정됐다. 공도읍 공도지구어울림3단지 115㎡가 400만원 하락했다.

다만 하락 지역도 가격 변동을 보인 개별 단지는 많지 않았고 하향 조정폭도 크지 않았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서울 강남권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며 4월 말부터 시작된 거래 소강상태가 장기화 조짐을 띠고 있다"며 "연초부터 오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을 단기간 고점으로 인식하기 시작해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강남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가격 정체가 길어진다면 올 상반기 중 매도가 급한 매물 보유자들은 적정한 가격 수준에서 매물을 내놓고 매도시기를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도심과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실거래 수요는 꾸준히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나 전반적인 거래 성사율은 높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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