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8일 리모델링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자 상가건물,다가구주택 소유자는 물론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의 관심이 노후 건물로 집중되고 있다. 경기 전반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건물 연면적을 30%까지 늘릴 수 있다면 리모델링 투자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리모델링 안 할 이유 없다

이승익 대림투자개발컨설팅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 임대수익이 잘 나오지 않고 리모델링 후 분양이나 임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메리트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을 증축할 수 있는 리모델링은 해당 지역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된 경우에나 가능했었다"며 "서울시 방안대로라면 앞으로 일반주거지역에서도 상가나 다가구주택을 증축할 수 있어 건물 소유주들이 너도나도 리모델링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구지역 지정,심의기준 살펴야

서울시는 건축법령과 조례를 개정한 뒤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적용할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이후 대상 지역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시범지역이 어디가 될지,이후 리모델링 활성화 지구지역으로 어디가 지정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 모든 노후 건축물에 용적률(땅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확대해주는 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절감형 및 내진설계를 한 건물,서울시가 강조하는 디자인 부분을 신경써 건축심의를 통과한 건물로 제한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임대수요 풍부한 뉴타운 주변 등 주목

전문가들은 투자유망지로 뉴타운 주변과 상권이 형성될 시가화 예정지,노후건물이 밀집한 낙후지역을 꼽는다.

서울 강북에선 성북구나 강북구,중구,동대문구,성동구,중랑구 등이 관심대상이다. 아파트만 허다하게 짓고 도로만 깔아놓았지 상가가 들어선 상업지역은 제대로 정비가 안된 대표적 동네들이다. 한강이남에선 관악구나 금천구,양천구를 주목해야 한다. 리모델링 지원책은 사실상 도시환경정비사업이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리모델링 뒤 공실률을 낮추고 상가를 활성화하려면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골라야 한다. 홍익대 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인근 서교동에서 일반 주택을 허물고 오피스나 상가건물을 지은 사례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임대수요가 많은 곳이라면 다가구주택을 상가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적극적인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한 투자자가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단독주택을 9억원에 매입한 케이스를 들었다.

도로 건너편에 아파트가 들어오고 해당 지역이 1종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자 이 투자자는 4억원을 들여 5층짜리 상가건물로 리모델링해서 27억원에 분양을 마쳐 14억원의 개발차익을 남겼다는 것이다.

김민수 포커스에셋 대표는 구체적으로 △3~5층 규모 △땅 면적에 비해 건물 연면적이 적은 건물 △상권에 비해 입점업종이 노후된 건물을 투자대상으로 삼으라고 권한다.

그는 "투자 건물을 고르기 위해 인근 상권을 철저히 분석하고 분식집 세탁소 철물점 등 노후 업종을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획까지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