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접어든 서울 아파트시장은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매매가 양극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번주(3월27~4월2일)에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주요 단지의 가격이 오르면서 강남, 강동, 서초, 송파 4개 구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비강남권역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은 추가 하락 우려가 이어지며 수요가 형성되지 않아 거래 및 가격 움직임에 양극화가 짙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4구와 이들을 제외한 비강남권의 가격 격차도 다시 벌어지고 있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4구와 비강남권의 3.3㎡당 평균매매가격 격차는 올해 1분기 들어 1107만원으로 간극이 다시 멀어지기 시작했다.

2006년 4분기 말 1586만원으로 가장 격차가 컸고 강남권이 약세를 보이면서 2008년 4분기 말에는 1056만원으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었다.

강력한 부양책과 급등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대내외 증시 안정과 환율하락, 금리 인하 속에서 강남권에는 제2롯데월드 착공 확정,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이 더해지며 바닥다지기 시도가 이어졌다. 투기지역 해제가 보류되면서 실거래는 주춤하고 있지만 급락 우려가 줄어들며 관심 수요가 모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적고 뚜렷한 개발호재도 없는 비강남권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은 추가 하락 우려와 함께 거래 없이 상반된 거래 동향과 가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이번주 0.06%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권 주도 하에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0.53% 올라 지난 주(0.3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올 들어 2번째로 높은 주간 변동률이다.

신도시 매매시장은 주간 -0.04%의 변동률로 내림세가 지속됐다. 수도권은 금주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국지적으로 싼 매물 위주로만 간혹 거래될 뿐 시장이 한산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강남 재건축과 일반아파트 소형이 강세를 보였다. 강남4구는 지난 주에 이어 재건축이 상승했다. 송파구가 1.1% 올랐으며 ▲강동(0.97%) ▲강남(0.6%) ▲서초(0.02%) 순으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랐다.

지난 주까지 거래가 이뤄지면서 대기 수요 문의가 늘었다. 이번 주에는 다시 거래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매물을 찾는 매수세는 있는 편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물건도 적어 가격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송파구는 신천동 진주 109㎡가 8억~8억 3000만원으로 작년 말 시세 선으로 회복됐다. 최고점인 2006년 말 10억원 선과는 약 1억 8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잠실동 주공5단지는 거래와 호가선이 2000만~3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며 제2롯데월드 개발이 확정되면서 호가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문의는 별로 없다.

강동구는 고덕주공,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들이 일제히 올랐다. 둔촌주공2단지 82㎡는 8억 5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됐고 대기 매수자가 있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를 못하는 상태다. 시중에 자금이 돌고 금리인하 등으로 투자 목적으로 수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개포주공4단지, 시영, 은마 등이 올랐다. 작년 가을수준의 가격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호재 기대감으로 매물이 회수돼 물건이 없어 거래는 이번주 주춤했다.

재건축을 포함해 지역별로는 ▲강동(0.44%) ▲송파(0.28%) ▲용산(0.11%) ▲강남(0.09%) ▲금천(0.02%) ▲서초(0.02%) 등이 올랐다. 송파구는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중형이 거래가 형성됐다. 싼 매물을 찾는 문의가 좀 늘었고 점진적으로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 내 일반아파트도 중소형 위주로만 거래되고 가격이 오를 뿐 대형은 매수세를 찾기 어렵다.

반면 동장구가 0.14% 내린 것을 비롯해 ▲마포(-0.07%) ▲노원(-0.06%) ▲은평(-0.04%) ▲영등포(-0.03%) ▲서대문(-0.03%) 등은 하락했다.
동작구는 매수세가 적은 중대형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사당동 대림 148㎡, 삼성래미안 135㎡ 등이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마포구는 133층 규모의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건립이 본격화 될 예정이지만 주변 아파트 매물 보유자들만 기대감이 형성돼 물건을 회수할 뿐 매수자들은 요지부동이다. 노원구도 소형 위주 싼 매물만 거래될 뿐 거래시장이 조용하다.

신도시는 산본(-0.34%)과 중동(-0.07%), 평촌(-0.07%), 일산(-0.01%) 순으로 하락했다. 산본은 한라주공1,2차는 56~89㎡는 500만~1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실 거주 목적으로 소형 저가 매물이 조금씩 거래되면서 매매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최근 조정이 이어지면서 3.3㎡당 매매가격이 998만원대로 떨어졌다. 평촌에선 호계동 무궁화금호·경남이 거래가 안돼 105㎡가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신도시에서는 분당(0.03%)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분당은 싼 물건 찾는 수요는 꾸준하게 이어지지만 물건도 많지 않아 거래는 다소 줄었다.

수도권은 서울과 인접한 곳이 오르면서 하락세가 멈췄다. 과천이 0.43% 올랐으며 ▲성남(0.21%) ▲안양(0.05%) ▲용인(0.02%) ▲화성(0.01%)이 상승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 남부 지역 외에 경기 북부와 수도권 외곽지역은 여전히 거래시장이 활발하지 않다. 군포가 0.13% 떨어졌으며 ▲광명(-0.13%) ▲하남(-0.09%) ▲이천(-0.08%) ▲광주(-0.06%) ▲의정부(-0.04%) ▲안산(-0.03%) 등이 하락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단기간 투자수요 거래와 추격 매수가 이어져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지만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신중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 회복세도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 상승 등 몇 가지 기대할 만한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추가 조정이 우려되는 경기 변수들이 많이 남아있고 대세 상승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바닥다지기 시도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부침이 이어지며 점진적인 거래와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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