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포 용산 중구 성동구 등 강북 도심권과 경기도 파주 동두천 김포 이천 등 수도권 외곽 집값이 올 들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 강남권은 연초 대비 1.4%가량 올랐다.

이처럼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곳을 빼고 약보합이거나 오름세를 보인 곳을 연결하면 도넛 모양이 그려진다. 도넛 한 가운데(서울 강북 도심권)와 바깥(수도권 외곽)은 올초에 비해 최대 3%까지 집값이 떨어질 정도로 매매시장이 썰렁하다.

◆서울 강북 도심권 2%까지 하락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서울을 4개 권역(강남,동북,서남,강북도심권)으로 나눠 올초부터 3월24일까지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용산 마포 종로 성동 광진 중구 등 강북도심권 7개구의 매매가격이 1.02% 하락했다. 마포구가 -1.98%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중구(-1.77%) 성동구(-1.07%) 용산구(-0.72%) 순으로 값이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은 1.36% 뛰었으며 동북권(노원 도봉 강북 동대문 등)은 0.93%,서남권(양천 영등포 강서 구로 등)은 0.55% 떨어졌다.

강북도심권의 대표적 단지를 살펴보면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4단지 132㎡형은 조사기간 동안 1억5000만원 내린 10억~11억원으로 약세를 보였다.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 142㎡형도 1억5000만원이 떨어져 9억5000만~11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강북도심권 최대 개발사업인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뚝섬 개발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강남권 집값이 일정한 방향을 잡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수도권 외곽도 3%까지 밀려

부동산114가 올초부터 3월20일까지 서울과 수도권 외곽지역(1기 신도시,용인 등 제외) 집값 변동률을 파악한 자료를 살펴보면 수도권 외곽의 집값 하락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파주 동두천(각각 -2.8%) 이천(-2.5%) 김포(-2.4%) 시흥(-2%) 양주(-1.9%) 광명(-1.6%) 등지의 주택가격이 떨어졌다.

파주시의 경우 연초 집값은 3.3㎡당 평균 792만원이었는데 3월20일 현재는 785만원으로 하락했다. 김포시는 같은 기간 3.3㎡당 803만원에서 788만원으로 떨어졌다. 109㎡형 아파트로 계산해보면 약 500만원이 내린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핵이론' 현상(집값이 오를 땐 중심부부터,내릴 땐 외곽부터 시작된다는 가설)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서울 강남 집값은 2008년 들어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는데 수도권 외곽이나 강북지역은 작년 중반 고점을 찍은 뒤,세계 금융위기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집값 하락 사이클 시점이 달라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