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다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미국 발(發) 2차 금융쇼크 등으로 인해 매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점쳤다.

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잠실 제2롯데월드 허용 등의 호재를 업고 최고 11억2000만원까지 올랐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34평)형이 지난 주부터 3000만~4000만원 하락한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올해 초 고점에서 4000만~7000만원가량 떨어진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이 아파트 50㎡(15평)형은 올 들어 최고 8억9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8억5000만원으로 4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56㎡(17평)형도 올초 11억원에 팔렸지만 지금은 10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개포주공 단지 내 K공인 관계자는 "2월 하순부터 매수 문의가 급격히 줄었고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 역시 주택형별로 호가가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잠원동 한양아파트 109㎡(33평)형의 시세는 8억원 선이지만 최근 7억2000만원에도 급매물이 팔렸다.

신한은행 이광일 부동산전략팀 부장은 "봄철 이사수요가 몰려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전세시장과는 달리 투자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전세와 매매 간 엇박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장규호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