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지방 미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에 힘이 실리게 됐으며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도 약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세 정책은 전반적인 감세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기인 점을 감안해 잡 셰어링과 기업 구조조정, 서민.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등이 강화된다.

외환보유액은 좀 더 보수적으로 관리되며 한국투자공사(KIC)의 역할은 커진다.

◇ 3대 규제 및 LTV.DTV도 완화 임박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윤증현 장관 내정자에 대한 검증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부동산 규제에 대한 대폭적인 완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지금은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시점이 아니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 형성이 시급한 시기"라며 "시장을 활성화해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 서민계층의 생활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과 국회에서 의견 일치만 이뤄주면 취임해서 빨리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지방 미분양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에 대해 최종적으로 정무적인 검토가 진행 중인 가운데 윤 내정자가 이같이 발언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정치권에 협조요청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즉 경기 부양 차원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니 정부는 정치권 등에 '결단'을 촉구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런 메시지는 3대 규제의 완화.철폐 가능성을 높이고 시기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또 부동산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투기지역 조정 등을 통해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주택담보대출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은 궁극적으로 수급 균형을 통해 달성가능한 것으로 단기적인 시장불안에 대해서는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규제수단보다 금리 혹은 대출규제 등 금융수단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윤 내정자는 취임과 동시에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부동산 규제완화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감세정책 골격 유지
조세정책은 전반적으로 1기 경제팀의 방향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침체가 심각한 시점인 만큼 감세라는 큰 틀의 시각이 같고 서민들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도 동일한 방향이다.

그는 서면 답변에서 "상속세율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내정자는 교육세.농어촌특별세 등 목적세는 지방교육과 농어촌 지원을 위한 재원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중장기적으로 지방세로 돌리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종부세의 지방세 통합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은 전문가와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지방소비세.소득세 도입 문제는 수도권과 재정불균형이 심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잡 셰어링과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세제지원, 서민.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과 함께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한 부동산 세제보완 등은 현안으로 곧바로 추진할 예정이다.

◇ "외환시장 개입은 보수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은 최소한으로 자제될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외환 보유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보다 보유액을 확충하는데 더욱 신경 쓸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는 위기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보수적 관점에서 실탄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환율은 우리 경제의 기초 펀더멘털과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투기세력이 등장하거나 시장 쏠림이 있다면 정부는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안정되면 한국투자공사 등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한국투자공사의 국내 주식.채권.부동산 투자 등 역할 확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