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9일 '한강 공공성 회복선언'을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던 한강변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이날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단지 가운데 한강변과 인접한 단지를 조사한 결과 41개 단지 3만2788가구가 초고층 재건축 허용에 따른 수혜를 받게 됐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지어졌던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에 기부채납을 통해 최고 50층까지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적용해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한강변 높이 관리는 여의도와 압구정, 잠실, 성수 등의 지역이 적용되는데, 개발압력이 크고 배후 조망 대상이 없으며 굴곡부인 곳은 평균 40층, 최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초고층 재건축 허용의 대표적인 수혜 단지는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다. 압구정동은 지난 2005년 2월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8개 단지를 최고 60층 높이의 초고층 재건축사업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투기 염려로 사업이 좌초된 적이 있다. 한양7차 115㎡ 현 시세는 14억원선이다.

구별 수혜 단지는 서초구가 1만3427가구로 가장 많다.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 등이 한강변 높이 관리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동이나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아직 초고층 재건축 허용에 대한 문의가 늘진 않았지만, 개발이 가시화되면 최근 1년새 최고 2억원까지 하락했던 시세가 상승세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와 신천동 미성, 장미, 진주 등 3종 일반주거지역 아파트 1만69가구가 수혜를 받게 된다. 잠실 주공5단지 119㎡는 지난 7일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소식에 힘입어 올들어 10억5000만원에서 12억1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 오르기도 했다.
신천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초고층 재건축 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2건 정도 접수됐다"며 "장미1차 109㎡는 지난 달 5억5000만~6억원에 급매물이 모두 거래된 후 7억1000만~7억3000만원으로 시세가 올라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급매물이 사라진 뒤 현재는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강변에는 강동구 5100가구, 용산구 2368가구 재건축 아파트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강동구는 고덕시영, 고덕주공2단지 등이, 용산구는 이촌동 강변, 렉스, 한강맨션 등이 그 대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소형주택의무비율과 임대주택건립비율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초고층 재건축사업까지 가능하게 되면 침체됐던 강남권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투기 역시 재연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지분쪼개기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이들 지역에 적용되고 있는 주택관련 규제는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등 강남권 3구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주택거래신고지역에 묶여있고, 성동구 성수동과 마포구 합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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