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여파가 전세시장에까지 미치면서 1기 신도시의 대표주자인 경기도 분당지역 아파트의 3.3㎡당 전세가가 600만원이 붕괴돼 2005년 9월 이전 588만원 수준으로 돌아갔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이 따르면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를 조사한 결과, 3.3㎡당 평균매매가는 현재(1월 1주) 1287만원으로 지난달(12월 1주) 1324만원에 비해 2.78% 내림폭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1300만원대가 무너지고, 지난해 5월 최고가격을 형성했던 1396만원에 비해 7.84% 하락한 것이다.
특히 전세가는 1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보다 2.91%(529만→514만원)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대비 3.3㎡당 평균매매가는 현재 평촌 -3.90%(1310만원→1259만원), 분당 -3.88%(1688만원→1622만원), 일산 -1.31%(1192만원→1176만원), 중동 -1.25%(1029만원→1017만원), 산본 -1.16%(970만원→959만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기 신도시의 매매가 낙폭은 둔화된 반면 전세가는 하락폭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분당 4.14%(622만원→596만원) 하락률을 나타냈고, 지난주보다 0.58%(600만원→596만원) 내림세를 기록하며 600만원대가 붕괴됐다. 이밖에 중동 -3.05%(440만원→427만원), 평촌 -2.78%(566만원→551만원), 산본 -1.89%(460만원→451만원), 일산 -1.10%(466만원→461만원) 등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분당지역의 M공인 관계자는 "판교 입주자들이 분당 등에 몰려있어 잔금 마련을 위해 매물을 전세로 돌려놓은 경우도 있다"며 "때문에 전세물건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고 최근 99㎡ 이상되는 물건이 3.3㎡당 500만원대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3개월 전만 해도 2억원이었던 전세가가 현재는 1억5000만원선으로 추락했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팀장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거래가 실종된 이후 나홀로 상승을 보였던 소형마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판교신도시 내 입주물량으로 인해 분당 등 1기 신도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이어 "특히 분당의 경우 1년 전에는 전반적으로 전세가격이 높아 세입 수요층이 형성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집값이 하락한 강남이나 신규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판교 등으로 옮기려는 수요층이 많아 당분간 전세가격의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