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지역 45m 고도제한 우선 완화' 요구

정부가 7일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3도 조정해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 성남시는 "고도제한 피해를 입고 있는 성남시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고 기업만 위한 '앞뒤 순서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활주로 하단부가 서쪽방향으로 조정돼 26개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진행중인 수정.중원구 지역에 추가적인 고도제한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안도했다.

성남시 건축과 관계자는 "45m 건축고도 제한으로 재산피해를 입고 있는 성남시민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고 1개 기업을 위해 제2롯데월드 건축을 허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제2롯데월드 허용에 앞서 성남시 고도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비행기가 인근 영장산 300미터 이상 높이에서 비행하고 있으므로 성남시 고도제한 높이를 현재 45m에서 영장산 높이인 193m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활주로가 서쪽으로 변경되면 판교지역 일부가 고도제한 영향권에 들지만 판교는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 있어 건축고도를 맞추기 위해 설계변경 등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의 제2롯데월드 허용방침에 반발해 온 '성남시 재건축.재개발연합회'는 이날 "정부가 40년간 서울공항의 비행장애를 이유로 성남지역 건축고도를 45m로 제한해 놓고 555m나 되는 초고층 제2롯데월드 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전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협회 이춘섭(48) 부회장은 "45m 고도제한 때문에 재건축을 하더라도 14층 높이까지 밖에 건물을 지을 수 없어 수정.중원구 26개 지역에서 진행중인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며 성남시에 대한 고도제한완화를 촉구했다.

성남시 전체 면적 141.8㎢의 58.6%를 차지하는 수정구.중원구 일대 83.1㎢가 서울공항으로 인한 전술항공작전기지 구역에 포함돼 건축물 고도를 제한받고 있으며 1999년부터 시민들이 고도제한완화를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제2롯데월드 신축시 최대 쟁점사항인 서울공항의 비행안전문제와 관련, 활주로 방향을 서쪽방향으로 3도 변경하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히는 등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