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3000억원가량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인 서울 마곡 도시개발구역에서 100억원대 이상 보상금을 수령할 대상자들이 3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주식 등 양대 투자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 100억원대 부자의 재테크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SH공사 등에 따르면 토지보상 협의가 진행 중인 마곡지구에서 10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수령하게 될 대상자는 36명, 50억~100억원의 보상금 수령 예정자도 90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는 905억원의 보상을 받아 수령액 기준으로 '넘버1'에 오른 LS산전 등 기업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개인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00억원대 수령자들의 1인당 평균 수령액은 100억~15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마곡지구 개발로 거액의 보상금이 풀리게 됨에 따라 이들 부자의 재테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토지보상금 수령자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2~3년 전과 달리 거의 대부분 확정금리형 예금 상품에 보상금을 집어넣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2007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현금 대신 토지 등 현물로 보상받으려는 원주민들이 많아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마곡지구의 경우 현물 보상을 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곡지구에서는 주거지역의 경우 90㎡,녹지지역은 200㎡ 이상의 토지를 갖고 있는 소유주가 현금 보상과 대토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SH공사는 5호선 발산역 인근 상업용지 5블록(4만㎡)을 대토보상 토지로 지급할 계획이다.

마곡지구 토지보상금 수령 예정자를 대상으로 예금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 지역 박흥재 강서농협 상무도 "이 일대 은행들 가운데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은행을 찾으려고 발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의 한 프라이빗 뱅커(PB)는 "2006년 말 '토지 보상금으로 받았다'는 100억원대의 자금을 들고 와 중국 펀드에 '몰빵',수익률이 한때 원금 대비 2배까지 치솟았던 PB 고객이 행내에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요즘에는 '뭉칫돈' 거의 대부분을 신용 등급이 높은 기업의 어음(CP)이라든가 저축은행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 예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