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남진축(南進軸)을 중심으로 양옆으로는 아파트숲이 이어진다. 판교IC를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서판교․ 동천․ 수지․ 영덕․ 동탄지구가 이어지고 동쪽에는 동판교․ 분당․ 죽전․ 보정․ 동백지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GS건설과 현대건설이 6월초 대규모 아파트를 분양할 성복지구는 다른 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속도로에서 떨어져 있다. 기존 고속도로나 국도 기준으로 본다면 성복지구의 입지여건은 별로다.

고속도로를 타기까지 시간이 걸릴 테고 용인일대에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기존 국도의 교통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존 도로를 기준으로 성복지구를 들여다보면 매력요소가 적지만 새로운 길이 뚫리는 것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바로 용인∼서울간고속화도로의 개통이다. 내년 말 개통예정이다. 성복지구 서쪽끝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용인∼서울간고속화도로 공사현장이 나온다. 교각도 보이고 한눈에도 IC를 떠올리게 하는 흙다지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성복IC가 예정된 곳이다. 공사현장에서 GS건설 현장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용인∼서울간고속화도로의 서울 연결지점은 국가정보원 근처의 헌릉IC다. 성복IC에서 헌릉IC까지 자동차 거리는 20분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하철 신분당선(서울 강남∼성남 정자)의 연장구간(성남 정자∼수원 호매실)도 성복지구 인근을 지나게 된다. 2014년 완공예정인 신분당선 연장구간의 정거장은 10곳으로 계획돼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지하철이 용인∼서울간고속도로만큼 가깝지는 않겠지만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10분 이내 거리로 예상된다. 요약하면 새로운 길이 성복지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도로 기준으로 보면 성복지구의 입지여건은 ‘미운오리’에 가깝지만 새 길 때문에 ‘백조’로 바뀐 셈이다.

성복지구의 입지여건이 개선되자 6월초 같은 시기에 분양에 나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성복지구를 무대로 자리 넓히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의 ‘총성 없는 전쟁’ 수준이다.

GS건설의 아성에 현대건설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GS건설은 전신인 LG건설 때부터 성복지구와 맞닿아 있는 수지지구 및 인근에 엄청난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지금까지 6천8백 여 가구를 분양했다고 GS건설은 설명한다.

이번에 두 회사는 정면으로 맞붙었다. 지도를 놓고 봐도 그렇다. ‘성복 힐스테이트’는 즐비한 GS건설 아파트 숲에 발을 살짝 담근 격이다. 반면 성복지구 내에선 단지구성상 힐스테이트가 ‘성복자이’를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GS자이는 기득권의 강점을 살려나갈 태세고 힐스테이트는 참신함을 들고 나왔다. 성복지구에서 두 회사 간 경쟁 결과는 곧 드러날 것이다. 청약 및 계약결과가 경쟁의 성적표다.

성복지구는 오랜 만에 용인에서 서는 큰 아파트 분양시장이다. 뚜껑을 열었을 때 희비의 쌍곡선은 고객(청약자)의 눈높이에 달려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