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없애 주거환경 나빠져" vs. "혐오시설 아니다"

경찰청과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경찰수련원을 짓기로 하고 최근 사업계획을 변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경찰청은 SH공사가 개발중인 은평 3지구 물푸레골의 6만7천여㎡에 실내사격장을 비롯한 교육ㆍ훈련 및 숙박시설, 운동장 등 2천여명이 동시에 교육받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경찰수련원을 건립키로 했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수련원 설립을 위해 지난 10월 은평재정비촉진계획을 바꿔 공공청사 터를 늘렸으며, 이에 따라 204가구 규모의 저층 빌라(4만6천863㎡)와 공원(9천681㎡)은 아예 없어졌고 편익시설 면적도 1만6천695㎡에서 9천918㎡로 줄었다.

주민들은 수 차례에 걸쳐 이택순 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사업계획 변경 직후인 10월9일 서울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 데 이어 11월 초 주민 500여명이 서명한 `경찰수련원 건설 반대 연명부'를 서울시와 SH공사에 보냈다.

22일에는 입주예정자 800여명이 은평뉴타운 모델하우스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수련원 설립이 강행되면 천막농성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은평뉴타운 원주민 경찰수련원 건설반대 투쟁위 최경준 위원장은 "친환경 주거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해놓고 공원 대신 경찰수련원을 짓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전ㆍ의경 기동단 훈련시설 등이 들어선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수련원에 혐오시설이라고 할 만한 것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2천여명의 직업경찰관이 생활할 수 있는 수련원이 들어서면 오히려 치안 여건이 좋아질 것이다.

사격장도 실외가 아니라 건물 밖에선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실내시설이다"라고 밝혔다.

은평뉴타운은 349만㎡ 터에 1만6천172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1지구(4천660가구)는 내년 5월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2지구(5천134가구)와 3지구(6천378가구)는 각각 2008년과 2011년 입주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