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가점제가 첫 적용된 현대건설의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 중ㆍ소형(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당첨자 커트라인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중ㆍ소형은 당첨권 최고ㆍ최저 점수차도 별로 크지 않아 앞으로 분양될 주요 관심지역에서는 전체 분양물량의 75%에 이르는 가점제 공급물량을 둘러싼 청약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중ㆍ대형(전용 85㎡ 초과)은 사실상 가점제 최하위 점수도 당첨될 정도로 가점제 시행효과가 별로 없어 청약점수가 낮은 수요자들도 소신청약을 고려해볼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주택ㆍ통장 5년 넘어야 중소형 '턱걸이'

지난달 17일 실시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2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의 당초 당첨 가능권 점수는 중ㆍ소형 주택의 경우 35점 안팎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당첨자 발표 결과 113㎡(34평형) 2개 타입이 공급된 중ㆍ소형의 가점제 당첨 커트라인은 당초 예상치보다 10점 가까이 높았다.

실제 52가구 모집(일반분양 기준)에 1626명이 몰리며 3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113.4㎡(34A평)형의 당첨 최저점수는 48점이었다. 또 52가구 모집에 1542명이 신청(29.6 대 1)한 113.0㎡(34B평)형은 44점이었다. 이는 현대건설이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당첨 가능권 점수인 35점을 훨씬 넘는 것이다.

중ㆍ소형 최저 점수(44점) 당첨자는 △무주택기간 5~6년(12점) △부양가족 4명(25점) △통장가입기간 5~6년(7점)이었다. 또 무주택기간 15년에 부양가족이 없고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5~6년 된 청약자도 44점을 받아 당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문가는 "이번 청약결과를 볼 때 전용 85㎡ 이하 중ㆍ소형 아파트의 평균 당첨권은 53~54점 정도"라며 "송파나 광교신도시 등 인기지역에서는 청약가점이 60점을 훨씬 넘어야 당첨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점 낮아도 중ㆍ대형 청약해볼 만

반면 중ㆍ대형은 가점이 9점인 신청자와 74점인 청약자가 함께 당첨돼 눈길을 모았다. 주택규모별 당첨자 커트라인은 △147㎡(44평) 11점 △150㎡(45평) 14점 △164㎡(49평) 9점 등에 불과했다.

청약점수 9점으로 164㎡형에 당첨된 신청자는 무주택기간 점수가 0점인 30세 미만에 부양가족 없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2년이 갓 지난 독신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74점(만점 84점)으로 150㎡형에 당첨된 청약자는 무주택기간(15년 이상)과 부양가족수(6명 이상)는 만점을 받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5~6년(7점)이었다.

특히 중ㆍ대형은 당첨 커트라인이 중ㆍ소형보다 30점 이상 낮은 것은 물론 최저ㆍ최고 점수 차이도 무려 69점에 달해 중ㆍ소형(25점)보다 훨씬 컸다.

218㎡(66평)형과 260㎡(78평)형은 당첨자 점수가 각각 54점과 48점이었지만 가점제 공급물량이 각각 1가구에 불과해 당첨권 점수 분석 자체가 무의미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ㆍ대형은 인천지역의 수요 자체가 적어 당첨자 커트라인이 크게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청약가점 고득점자 가운데 중ㆍ대형 분양가를 감당할 만한 수요는 많지 않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중ㆍ대형의 경우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사람보다는 집을 넓혀가려는 유주택자들이 주 수요층"이라며 "1주택자들의 경우 가점이 낮아도 중ㆍ대형 추첨물량에 적극 청약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