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과연 청약가점이 얼마나 돼야 당첨이 가능한지,청약통장별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음 달 1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발표하는 아파트는 예외없이 청약가점제가 적용돼 장기 무주택자들의 당첨 기회는 높아지고 유주택자와 신혼부부 등 젊은층 청약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등 청약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불가피진다.

이에 따라 주택 소유 여부와 청약가점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청약 전략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공공아파트 공급 증가에 따라 통장 활용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청약부금 가입자는 통장 사용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점 적용이 불리한 신혼부부 등 젊은층 청약예금 가입자도 가점제 시행 이전인 이달 말까지 유망 단지 청약에 적극 나서는 편이 낫다.

◆청약부금 및 중·소형 청약예금

가점이 낮은 청약부금 가입자라면 통장을 해지하고 청약저축에 새로 가입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유망 분양 물량에 당첨받을 수 있는 청약저축 통장은 무주택 기간이 5년 이상으로 세대주여야 하는 것은 물론 불입액을 놓고 당첨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청약저축으로 전환할 경우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5년이 아닌 단기간에 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추첨제 비율(50%)이 높은 중·대형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는 편이 낫다.

전용 85㎡(25.7평) 이하 중·소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도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청약 전략이 달라진다.

무주택자의 경우 서두르지 말고 무주택 기간이나 부양가족 수 등 추가 점수를 확보한 뒤 9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에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

1주택자는 가점제 도입 이전인 8월 공급 물량에 적극 청약하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중·대형 청약예금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청약부금과 중·소형 청약예금 가입자가 노릴 만한 이번 달 분양 물량은 서울 성북구 '정릉 래미안','길음 래미안' 등 재개발 단지와 중·소형 평형이 많은 경기 오산시 양산동 '양산 e-편한세상' 등이 꼽힌다.

◆중·대형 청약예금

전용 85㎡ 초과 중·대형 주택은 1차적으로 채권입찰제로 당첨자를 결정한다.

채권 매입 금액이 같을 경우 공급물량의 50%는 가점제로 나머지 50%는 추첨제로 각각 당첨자를 가린다.

이에 따라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면 별로 관계가 없지만 유주택자는 이번 달 유망 단지 청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대형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8월 유망 단지로는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구성된 영등포구 '당산 반도유보라'와 서울 도심권 주상복합인 '황학동 아크로타워'가 눈에 띈다.

'상현 힐스테이트'와 '신갈 상떼빌' 등 분양 대기 중인 용인 지역 물량도 주목된다.

◆청약저축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사실상 가점제와 비슷한 '순차제'를 이미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기존 청약 전략과 큰 변화가 없다.

분양가가 낮은 공공택지 물량부터 차례대로 느긋하게 청약에 나서면 된다.

이번 달 내집 마련 계획을 세운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남양주시 진접지구를 노릴 만하다.

이달 24일 7개 업체가 5927가구를 동시분양하는 진접지구에서는 경기지방공사가 3블록에 공급하는 113㎡(34평) 509가구가 청약저축 가입자 몫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