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ㆍ가평, 전원주택 수요로 가격 상승 꾸준

동계올림픽 무산된 평창 오히려 기회 될수도

토지시장은 올 하반기에도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2005년 8ㆍ3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실시된 토지 실거래가 신고제,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60% 중과,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시행 등의 위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는 이들 악재로 인해 토지가격 상승세가 매월 둔화됐다.

더욱이 올 9월부터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개발업체들이 토지매입을 할 때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시세보다 비싼 값에 사업부지를 매입하기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여름 투자할 만한 토지를 찾아내기는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집값이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토지시장도 국지적인 강세는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용인 일대 타운하우스 용지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현도컨설팅은 올 여름 투자해볼 만한 토지시장으로 △경기도 용인,여주,이천,가평,양평 △강원도 평창,홍천 △충청북도 보은,괴산 등을 꼽았다.

우선 용인은 최근 타운하우스 부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 투자이유로 꼽혔다. 타운하우스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아파트사업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건설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사업을 벌이고 있어 용지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용인 토지는 타운하우스와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수요가 꾸준해 특별한 호재가 없이도 매년 10%가량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타운하우스 용지는 서울 도심에서 출ㆍ퇴근 시간이 1시간 이내인 거리에 위치해 있고 주변 민가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축사,고압선 등 '혐오시설'과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또 가격은 3.3㎡(1평)당 300만~400만원대가 선호된다.

양평ㆍ가평과 여주ㆍ이천 등은 전원주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지역 주민이 아니더라도 토지 매입이 가능하다. 양평의 경우 가격 폭등 없이 차분한 상태다. 다만 최근 출ㆍ퇴근 가능지역과 귀농정착 선호지역은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가격 움직임이 눈에 띈다는 게 현재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양수리 인근부터 6번 국도변 지역이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강이 보이는 쪽은 3.3㎡당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양평과 이어지는 가평 일대도 강을 끼고 있으면 최소 3.3㎡당 150만원은 줘야 한다.

여주는 지난달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 근처에 개장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주변지역 땅값이 꿈틀거리는 분위기다. 이 지역은 2005년까지만 해도 3.3㎡당 15만~30만원이었으나 아울렛 건립 공사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3.3㎡당 50만~100만원까지 급등했다.

◆동계올림픽 실망매물 장기투자 차원에서 고려해볼 만

강원도 평창의 경우 동계올림픽 유치 무산으로 현지 부동산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치 무산에 따른 실망매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평창군 도암면 알펜시아 주변 지역 땅값은 3.3㎡당 50만원에서 호가가 5만~10만원 정도 하락했다. 이럴 때 장기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물을 잘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않다는 것이다.

또 최근 3~4년째 전원주택과 펜션개발에 적정지역으로 꼽히는 평창 인근의 홍천도 올림픽 무산으로 타격이 있다. 하지만 이 곳은 2009년 개통 예정인 춘천~동홍천 간 고속도로 등 교통호재가 있어서 올림픽 악재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충북 보은과 괴산은 올해 청원~상주 고속도로 개통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 비해 땅값이 싼 데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향후 전원주택 부지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토지투자는 중개업소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땅주인이 의뢰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토지를 내놓는 중개업소들이 있으므로 지역 땅값 동향에 밝으면서도 양심적인 중개업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