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입지좋은 곳 열기 후끈, 고가.
비인기지역은 싸늘


부동산 청약시장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천 송도 더 프라우 오피스텔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소위 '돈되는 곳'은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가 하면 비싼 아파트는 싸늘히 외면받는 등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 등 제도 변화를 앞두고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구로구 고척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409가구(일반분양분)가 전 평형 마감된 가운데 32.5평형의 경우 서울 일반 1순위에서 최고 24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행정구역상 구로구이지만 목동생활권인데 비해 분양가가 평당 1천만-1천300만원대로 목동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파주시 교하지구 월드메르디앙 연립형 타운하우스 143가구도 48평형이 3.4대 1, 53평형이 2.8대 1로 마감됐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인 이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천38만원 선으로 지난해 9월 분양한 파주신도시 한라비발디 분양가(평당 1천300만원대) 보다 평당 200만원 정도 싸다는 점 때문에 무난히 1순위에서 마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7일 청약한 용인 흥덕지구 신동아 파밀리에 759가구도 중대형 임대아파트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2순위에서 최고 4대 1로 마감됐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임대지만 10년동안 보유세 부담없이 지낼 수 있고, 10년 후에는 시세보다 싼 값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123실 모집에 무려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청약 중단사태를 빚은 인천시 송도 더 프라우 오피스텔는 최근 '쏠림' 현상의 극치였다.

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자유롭고, 인근 오피스텔 시세보다 싸다는 점 때문에 과열을 빚었다.

반면 고가의 아파트나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않는 비인기지역 아파트는 청약자들로 외면받고 있다.

지난 5-7일 청약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롯데캐슬 아파트의 경우 112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청약자가 40여명에 그쳤고, 13개 평형중 2개 평형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미달됐다.

이 아파트는 66-84평형 대형으로 분양가가 15억-21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택이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평수가 워낙 크고 비싸 청약통장 가입자가 목표는 아니었다"며 "사전 예약자를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부터 청약에 들어간 오산시 고현동 아이파크 아파트(648가구)는 수도권에서 드물게 중도금 50%를 무이자 융자로 해줬지만 2순위에서 전평형 미달됐고, 13일부터 청약을 받은 인천 불로동 한일타운(138가구)도 2순위에서 가구수를 못채웠다.

오산 아이파크는 14일 3순위에서도 34, 40평형이 1대 1을 겨우 넘겼을 뿐 나머지 33평형 2개 타입은 미달됐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편이고, 위치가 매력적이지 못해 청약자들의 관심이 덜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9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산시 우남부동산 서기열 사장은 "고현 아이파크의 경우 오산 시민들이 세교택지지구 등 인기지역의 분양가가 싼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어 청약률이 높지 않은 것"이라며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인기지역의 싼 아파트를 찾는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