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펀드는 맑음,채권은 흐림,부동산은 불투명.' 은행 PB들이 내다본 내년 재테크 기상도다.

내년 재테크 환경은 대통령 선거,북한문제 등과 더불어 미국의 경기침체,부동산 거품논쟁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여느 해보다 증폭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품 붕괴 등에 대비해 부동산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새로운 투자환경에 대비해 '실탄'(유동성)을 확보해 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황금돼지의 해'로 불리는 정해년(丁亥年)의 재테크 환경을 전망해봤다.






○부동산 전망은 엇갈려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갈 곳을 잃은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철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도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원자재 가격안정 등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채권시장 전망은 '흐림'이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형 펀드 상품의 경우 단순 채권형보다는 금리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단기형 채권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은 편이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PB팀장과 김형철 팀장은 "대선이란 정치적 변수와 여전히 부족한 주택수급 등을 감안하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팀장과 김 팀장은 각각 서울 강북 뉴타운과 경기 용인 흥덕.파주 운정.화성 동탄 신도시 분양권을 유망 투자처로 지목했다.

반면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 팀장은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개발 기대감이 높은 인천 영종도 인근 아파트나 토지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와 해외펀드 유망

내년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재산 증식 수단으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펀드가 꼽혔다.

김형철 팀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과 정보기술(IT)의 아웃소싱 기지로 뜨고 있는 인도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미 달러화 약세에 대한 투자대안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금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무드가 익어갈 것으로 보여 대형 블루칩 위주의 국내 주식형 펀드가 유망해 보인다"고 권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증시의 단기 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해외투자에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단기 유동성 확보로 위기 관리

부동산 거품 붕괴 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박승안 팀장은 "현재 국내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부동산이 가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며 "부동산 거품 붕괴까진 이어지지 않더라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50%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