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에 LG필립스LCD 공장이 입주한 이후 금촌 일대 주택 시장은 뜨는 반면 교하 지역은 당초 기대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지방 근로자들의 주택 수요가 이미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는 금촌 지구로 몰리는 바람에 아직 편의시설 등이 부족한 교하 지구는 오히려 전셋값이 하락하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LG필립스 7세대 공장이 있는 경북 구미에서 올라온 젊은 근로자들이 20평대 아파트를 찾는 데 비해 교하 지구는 입주가 예정보다 늦어진 데다 중·대형 아파트로만 구성돼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5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파주 교하지구의 32평형 아파트 전세가는 5500만~7000만원 정도로 금촌 지구의 24평형 전세가(7000만~8000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촌 32평형 전세가는 1억~1억1000만원 선에 이르고 있다.


금촌지구 주택은 대부분 주공아파트인 반면 교하 지구는 모두 민간 아파트들인 데다 금촌보다 뒤늦게 지어진 새 집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예상 밖의 결과다.


같은 파주지역 내 두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명암이 이처럼 엇갈리게 된 원인은 우선 입주 시점에 있다.


금촌은 2004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지난해 초 지방에서 이주해 온 LCD공장 근로자들이 살 집을 마련하던 시기와 맞아떨어진 반면 교하 지구는 입주 시기가 지난해 12월로 당초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어져 수혜를 보지 못한 것.


LG전자를 비롯 관련 업체들이 사원 임대용 관사를 금촌에 집중적으로 마련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입주 초기 많은 직원들이 먼저 금촌에 정착해 이런저런 커뮤니티를 만들게 돼 이후 진입하는 관련업체 직원들도 금촌에 터를 잡게 됐다는 것이다.


인근 신한공인 정욱철 사장은 "LG전자 등 관련 업체들이 지난해 초부터 금촌에서 직원용 관사를 매입,미분양이 크게 줄었다"면서 "금촌에서 이들 법인이 매입·임대한 아파트가 전체 공급 물량의 20%를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 이주 근로자들은 대부분 가족 규모가 작은 젊은 층이어서 관리비 부담이 적은 20평형대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 반해 교하 지구는 최소 평형이 32평형이라는 점도 소형 아파트가 많은 금촌에 비해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촌에서는 24평형에 임대 수요가 집중돼 지난해 초 3000만~3500만원이던 전셋값이 1년 사이 7500만원까지 2배 이상 뛴 상태다.


그나마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반면 교하 지구는 임대와 매매 수요가 많지 않아 현재 입주율이 30~40% 선에 그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교하지구 외곽인 일산 일산동 대우공인 관계자는 "임대 수요를 구하지 못한 교하지역 중개업자들이 일산까지 나와서 임대 매물을 내놓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전셋값이 인근에서 가장 싼 수준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교하 지구의 전세난과 매매 부진은 인근 내포리에 LCD 공장이 추가로 들어오고 운정 지구가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2년 후에나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주변 중개업소들은 전망하고 있다.


G공인 관계자는 "285만평 규모로 개발되는 운정 1지구를 비롯해 인근이 600만평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는 만큼 앞으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