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이 바닥'이며 그 이후엔 아파트값이 점진적으로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 내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었다. 지금 당장 내집 마련에 나서도 좋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내년에 더 떨어진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강남권 입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종합부동산세 등의 영향으로 내년 1분기까지 아파트값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뒤 3분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올 연말까지 5%가량 더 떨어지고 내년 말까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최대 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파트값의 하향 안정세가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내년 여름 매물이 속출하면서 정상적인 시장 매물과 양도세 비과세 매물 등 특수매물이 섞여 혼탁한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광호 시간과공간 사장은 "8·31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대책의 내용이 모두 반영되는 데 2년 정도 걸린다"면서 "2년 후까지 점진적인 계단식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가 내집 마련 기회 전문가들은 아파트값의 하향 안정세가 뚜렷한 만큼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문숙 LMS컨설팅 사장은 "아파트 매도자 입장에선 향후 아파트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 아파트를 사면 매입가격을 많이 깎을 수 있다"면서 "지금이 바로 아파트를 살 시기"라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투기 수요가 사라진 후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면서 "급매물이 많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말과 내년 초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 하향 안정세가 끝난 후에는 시장이 차별화되면서 국지적으로 상승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사장은 "지난 2003년 10·29대책도 약발이 1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못했다"면서 "향후 아파트값이 재상승할 우려가 높은 만큼 내년 1·2분기 중 무조건 매입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황용천 사장은 "특별한 재료 없이 시장이 안정될 때가 거래가 가장 활발할 때"라며 "내년 상반기 말께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지면 그때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광호 사장은 "내집을 마련하려면 신규 분양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강남권 아파트 가운데 최고 가격보다 20~30% 하향 조정된 곳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재길·이상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