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10만평 이상의 대규모 땅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아파트를 짓는 도시개발사업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지구에서는 실시계획 승인까지 마쳐 내년에 아파트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구역지정을 받은 곳도 속속 나오고 있어 2년 후에는 도시개발 방식의 아파트 공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택지지구와 마찬가지로 도시기반 시설을 제대로 갖춰 개발되는 만큼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인기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40건 전후의 도시개발사업 진행 중 도시개발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곳은 김포시 고양시 용인시 등지다. 김포시의 경우 고촌면 신곡리에서 10만평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 실시계획 승인이 떨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도시개발사업 중 최초로 내년에 일반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양 예정 가구 수는 2천7백가구다. 또 현대산업개발도 김포시 장기지구 인근에서 10만평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역지정 제안 전(前) 단계로 현재 김포시와 사전 조율 중이다. 풍무동에서도 10만평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용인시에서는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동천1지구가 구역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13만8천평의 사업부지에서 3천9백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녹십자공장 부지와 태평양공장 부지 등을 사업지구로 하는 구갈지구에서도 시공사로 참여한다. 토지공사가 시행대행을 맡고 있는 이 곳은 11만평 규모며 현재 용도지역 변경을 진행 중이다. 용인에선 이밖에도 동백지구 인근 가구단지,동천1지구 위쪽의 동천2지구 등지에서도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식사지구(30만평 규모)의 사업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 8월 구역지정에 이어 최근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또 인접한 덕이지구(20만평)에서도 부동산펀드를 통해 토지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등 구역지정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벽제동 풍림아파트 인근의 벽제1지구와 2지구도 도시개발사업 형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남양주 장현지구 인근,평택 용이지구,파주 교하지구 인근 등지에서도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허가 과정 너무 길어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도시개발사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그러나 도시개발사업 인·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이 너무 길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부지 매입에서 분양까지 적어도 3년 이상 소요되는 게 현실이어서 업체들이 지치고 있다. 또 업체들은 감보율(전체 사업부지에서 공공시설용지로 떼어주는 땅의 비율)이 40∼50%로 너무 높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실제 도로용지 공원용지 등으로 떼주고 나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절반밖에 안돼 분양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