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 송파구 풍납동 등 7곳을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하고 지방 투기과열지구의 전매 금지도 완화하기로 하면서 `꽁꽁'얼어 붙었던 부동산시장이 다소나마 풀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해당 지역은 다소 매수세가 살아나겠지만 경기가 안좋고 종합부동산세 등 다른 강력한 규제들도 여전해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의 효과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 정책의 변화가 감지된 만큼 침체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 투기과열지구 분양권 전매 규제 완화 = 그동안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온 부산,광주, 대구 등 지방 도시들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분양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었지만 이번 조치로 분양계약 1년 뒤에는 전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분양 이후 입주시까지 2-3년간 돈을 묶어 놓아야 했던 실수요자들의 경우이번 조치로 빠르면 1년 뒤에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종전보다 적극적으로분양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투기과열지구의 전면 해제를 요구했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대에 미흡하다고 여기면서도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달 말 부산에서 3천 가구 규모의 `오륙도SK뷰' 분양에 나서는 SK건설 장태일상무는 "좀 더 과감한 규제 완화를 기대했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조치로 대기수요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부산에서 `LG하이츠자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LG건설[006360] 박희석 소장도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내심 걱정이 됐는데 이번 조치로 분양에 상당한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기 수요가 몰리는 등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지금은 시장이 완전히 죽어 있기 때문에 전매 제도가 일부 완화됐다고 해서 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달려들 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 투자 심리는 다소 회복되겠지만 이것이적극적인 매수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택거래신고지역 일부 해제 =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주택 매입시 취.등록세를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해 세금 부담이 커져 거래가 극히 위축됐다. 거래 활성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해당 지역 중개업소에는 아직 해제 소식이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해제된 곳이 대부분 문화재보호구역이나 그린벨트 및 녹지지역 등으로묶여있어 원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이유로 분석된다. 송파구 풍납동 용진공인 한원숙 중개인은 "그동안 거래가 전혀 안됐는데 앞으로는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이후 아파트값이 10% 이상 빠졌다"고 말했다. 강동구 암사동 롯데공인 박순애 실장은 "시장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 언론 보도를 접하지 못해서인지 이와 관련한 문의 전화는 없다"고전했다. 스피드뱅크 안명숙 소장은 "해당 지역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소 살아날 수도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지금은 전 지역을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한다고 해도 다른 규제들이 많아 급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도 "해당 지역은 현재 주택거래신고제로 인해 늘어나는 세금 부담보다 시세가 더 떨어졌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풀린다해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규제가 풀린다는 기대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경기가 워낙 안좋아 갑자기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