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이하고도 부산지역 부동산 매매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얼어붙으면서 제때 집을 팔지 못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회사원 O씨는 교육환경이 좋은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하고 시세보다 다소 싼 가격에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를 계약했으나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석달이 넘도록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O씨는 당초 이사할 집 주인에게 집이 팔리는대로 잔금을 치르기로 하고 10%의 계약금만 지불했으나 석달이 지나자 집주인으로부터 다음달부터 비어있는 A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물어야한다는 통보를 받아놓고 있다. 자영업자 L씨도 분양받은 새 아파트 입주가 이달 초 시작됐으나 현재 살고 있는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입주는 커녕 분양아파트 잔금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L씨는 지난 여름부터 기존 아파트를 팔려고 내놨으나 지금까지 구경오는 사람조차 없어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야할 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19일 부산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분양아파트는 물론 기존 아파트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체 주택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올 3.4분기 부산지역 소비자동향에도 향후 6개월 이내에 부동산 구입계획이 있다는 가계의 비중은 5%로 전 분기 10%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구입 부동산 종류에 있어 아파트 비중은 38%로 전 분기의 55%와 비교해 17% 포인트나 급락한 반면 토지의 비중은 전 분기 20%에서 38%로 18% 포인트나 뛰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안정화와 공급과잉 등으로 아파트의 자산가치가계속 떨어지면서 아파트가 더이상 투자대상으로 인식되지 않고 토지쪽으로 투자대상이 옮겨가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고넷 관계자는 "아파트 대신 토지가 투자자들의 인기를 끄는 현상은 법원경매에서도 두드러져 올 상반기 법원경매에서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올 초보다 5%포인트 가량 하락한 반면 토지의 평균 낙찰가율은 거의 감정가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도 "정부에서 2채 이상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에 대해 보유세를높이고 종합부동산세를 중과하는 등 강력한 집값 안정화 대책을 펼쳐 투자목적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함께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활발한 매매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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