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건설과 SK건설 전임사장의 엇갈린 행보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문우행 사장(59)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대우건설은 박세흠 전무를 신임사장에 선임했다.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58)은 입사 후 30여년간 간직해온 '대우 배지'를 자진 반납했다. 지난 2000년 비슷한 시기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남 전 사장과 문 부회장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회사를 정상화시켰다는 점이 공통 치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입사 이후 줄곧 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CEO'에 오른 정통 기업맨이라는 점도 같다. 하지만 이들의 퇴장무대는 또 한 번의 '승진'과 명예로운 '퇴장'으로 엇갈렸다. 문 부회장은 1981년 11월 SK건설의 전신인 선경건설의 해외기술부 부장으로 SK건설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해외사업본부장과 국내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입사 19년7개월 만이다. 재임기간인 지난해 2억달러에 달하는 해외공사 미수금 손실처리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손실로 회계 처리된 미수금의 상당부분을 2004년 말까지 되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중남미 플랜트시장을 개척한 일등공신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는 등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온 공로를 인정받아 일각의 '퇴진설'을 잠재우고 승진했다. 반면 남 전 사장은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는 '명퇴'의 길을 선택했다. 74년 2월 평사원으로 입사한 남 전 사장은 26년 만인 99년 ㈜대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2000년 12월 ㈜대우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남 전 사장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회사를 3년간 이끌며 워크아웃 졸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남 전 사장의 취임 직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건설의 영업실적은 올 3·4분기 1천9백여억원으로 크게 호전됐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