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시행시기(내년 1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인근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중개업소의 권리금은 반 토막이 나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반짝 반등했던 아파트값도 다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특히 전매금지 대상(조합설립 인가)이면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단지들이 혹한기를 맞고 있다. ◆중개업소 권리금 반토막 서울 송파구 잠실동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 중개업소의 권리금은 '10·29'대책 이전 최고 1억5천만원까지 호가했으나 지금은 8천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잠실 저밀도지구 아파트를 취급하는 중개업소들이 이 곳 새마을시장 주변에 대거 포진해 있지만 내년부터 매매 거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권리금도 급락세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인근 중개업소들의 권리금도 마찬가지다. 1억원까지 호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7천만원에도 팔리지 않는다. 인근 신한공인 관계자는 "한 사람이라도 매수자가 나타나면 서로 팔기 위해 처절할 정도로 경쟁을 벌인다"며 "몇 달째 임대료 낼 돈도 벌지 못하는 중개업소가 많은 상황이어서 권리금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주변의 권리금도 1억원까지 갔었지만 최근 5천만원 이하의 매물이 등장했다. 이처럼 권리금이 하락하는 것은 내년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시행으로 전·월세 외에는 일거리를 거의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값도 다시 약세로 반포 주공 등 일부 단지에선 올해 말까지 매입하면 한 차례 전매가 가능하다는 경과 규정을 노려 11월 말∼12월 초에 반짝 매수세가 붙었다. 덕분에 호가도 1천만∼2천만원 반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짝 매수세가 사라지자 다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포 주공 2단지 18평형은 이달 초 5억3천5백만원에서 현재 5억3천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 2차 13평형은 3억5천만원대에서 바닥을 다지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3억3천만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한때 4억4천만원까지 호가했지만 다시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올 한 해 가격이 제자리걸음한 셈이 됐다.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13평형도 4억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4억3천만원으로 깜짝 반등했다가 지금은 다시 4억1천5백만원대로 내려섰다. 반포동 에덴공인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사놓고 5∼7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사람만이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수요기반이 급속히 붕괴될 수 밖에 없다"며 "전매금지 조치가 집값 안정에는 기여하겠지만 매매시장 자체를 고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