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만 거래된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시장의 최근 동향이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시장이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호가를 많이 낮춘 급매물만 소화되고 있다. 급매물 소화 후 호가가 조금만 올라가도 매수세는 뚝 끊긴다. 그나마 급매물이라도 거래되고 있어 중개업소들의 숨통이 조금은 트이는 분위기다. 강남구 청담·도곡저밀도지구의 삼성동 차관아파트 15평형의 경우 최근 2주동안 4억7천만원선에서 급매물 5개 정도가 거래됐다. 인근 삼성공인 관계자는 "4억7천5백만원에는 거래가 됐는데 4억8천만원짜리는 팔리지 않는다"며 "매수자는 거의 1백% 실수요자이며 추격매수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역삼동 영동주공 24평형도 4억2천만(동향)∼4억7천만원(남향)까지는 거래가 이뤄지지만 그 이상의 호가에는 추격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인근 개나리3차 28평형도 고점 대비 1억원 이상 하락한 9억원에 내놔야 겨우 매수세가 붙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2단지 13평형은 지난 11월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4억5백만원에서 4억5천만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후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지자 다시 4억2천만∼4억3천만원대의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 인근 중앙공인 관계자는 "4억2천만원으로 떨어지면 연락하라는 대기 매수세는 더러 있다"며 "요즘 실수요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정해 놓고 그 가격에 매물이 나오면 사고 아니면 말겠다는 느긋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13평형도 4억원에서 단기저점을 형성한 뒤 4억3천만원까지 반등하는가 싶더니 추격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아 다시 4억2천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강남권에서는 또 시세를 크게 낮춘 급매물은 즉시 소화되고 있다. 지난주에 나온 도곡동 도곡주공 1차 68평형 분양권(16억5천만원)은 시세보다 2억∼3억원 싼 까닭에 나온 지 하루 만에 팔렸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