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서울에서 살아야 하나.' 도시생활에 찌든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테마다. 더구나 요즘처럼 아파트값이 요동을 칠 때는 서울탈출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하지만 서울을 떠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막상 외곽으로 떠나자니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고 생활환경이 한단계 추락할 것 같은 걱정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 생각을 바꾸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수도권에 공급될 신도시가 그 대상이다. 특히 김포신도시는 적당한 출퇴근 거리와 쾌적한 주거생활의 조건을 갖춰 '서울탈출'을 꿈꾸는 이들이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김포신도시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12km 정도 떨어진 김포시 운양, 장기동과 양촌면 일대 480만평 부지에 들어선다. 이 일대는 그동안 김포의 도시기본계획이 세워져 개발 초읽기에 있던 곳이지만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없어 개발이 늦어지고 있던 곳이다. 김포신도시가 제6신도시로 지정된 배경에는 빼어난 입지에서 찾을 수 있다. 김포시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해 있고, 일산신도시와 마주하고 있어 편리성도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경제특구의 배후지에 위치해 있어 '자족기능과 배후 도시'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480만평 규모 매머드급 신도시 480만평 규모로 개발되는 김포신도시는 아파트만 6만5,000가구, 단독주택 5만가구가 들어서는 매머드급 신도시다. 판교가 280만평, 파주신도시가 142만평인 점을 감안하면 두배에 달하는 규모다. 21만명이 거주할 김포신도시는 분당과 일산, 평촌은 물론 과천보다 낮은 인구밀도(ha당 132명)를 자랑한다. 적어도 개발내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수도권에서 가장 쾌적한 주거지라는 과천보다 낫다는 평가다. 김포신도시의 녹지규모는 839만㎡. 대략 26만평 규모로 웬만한 택지개발지구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 여기에 남쪽에 자리잡은 가현산과 학운산, 운유산 등을 적절히 배치해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다. 김포의 또 다른 특징은 여타 개발 중인 신도시와는 달리 북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다는 점. 김포신도시 사업단 관계자는 "자연형 하천공법을 최대한 살리고, 환경친화적 수변공간을 만들어 일산 호수공원 못지않은 15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을 조성, 생태도시의 면모를 유감없이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개발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김포신도시는 6만5,000여세대로 추정되는 아파트의 60% 이상(4만여세대)이 전용면적 25.7평 이하 물량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김포신도시의 개발 컨셉이 수도권 주택 수급 조절에 맞춰져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김포신도시 사업단은 한강변으로는 저층 공동주택을, 운유상 등 구릉지역에는 지형의 변화를 최소화해 블록형 단독주택을 배치할 계획이다. 더불어 중저층의 주택을 공급하고 2~4개의 블록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토록 한다는 계획하에 학교와 공원, 공공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3만평 정도를 따로 떼어내 외국인 숙박단지와 아파트, 빌라형 타운하우스를 조성해 인천경제특구 지정에 따라 늘어날 외국인 거주민 수요를 끌어들일 예정이다. 김포신도시가 수도권 개발 신도시와 차별화되는 또 다른 대목은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이란 점이다. 현재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한 도시지원, 업무, 연구, 지식산업용지는 전체 면적의 10%선인 44만평 규모다. 이중 5만평은 국제교류센터로 용지를 공급하고 이곳에 내외국인을 위한 영어마을 등 교육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구상 중인 양촌지방산업단지와 연계해 자족성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교통망사업도 2010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선 지하철 9호선을 김포공항에서 연장시켜(19.7km) 도심 진출입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올림픽대로와 양촌, 그리고 외발산으로 연결되는 2개 노선 36km의 고속화도로를 건설해 만성적인 교통난을 해소할 방침이다. 여기에 기존의 48번 국도를 확장하고, 김포와 일산을 잇는 일산대교가 지난 7월23일 착공해 오는 2007년 3월께 완공될 예정이어서 김포시의 교통여건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2006년부터 분양시작 김포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진행되고, 입주는 2008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평형별 공급물량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포신도시 개발사업단은 중소형 물량이 대략 60%선 정도가 될 것이라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이를 감안할 때 32평형 내외 물량은 4만여가구에 달한다. 그렇다면 김포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로서는 평당 700만~750만원이 유력하다. 건설교통부는 김포신도시 건설을 위해 총 7조4,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고 이중 개발이익으로 충당할 금액은 3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건설사에 공급되는 땅값은 대략 평당 4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택지공급가격이 평당 350만원으로 현재 평당 650만~700만원선이 거론되는 화성신도시를 감안할 때 김포신도시의 분양가는 평당 700만~750만원 내외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이런 경우 32평형 분양가는 2억2,000만~2억3,000만원이 된다. 현재 김포시에서 가장 비싼 사우ㆍ장기동 일대 고가 아파트의 평당가격이 730만~77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격이 평당 750만원선이면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장기ㆍ사우ㆍ북변동 후광 현시점에서 부동산 투자는 '토지는 피하고 신규분양 물량은 눈여겨보되 기존 아파트 매입도 나쁘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반응이다. 토지의 경우 현재 김포신도시로 지정된 양촌면 일대는 토지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실익이 거의 없는 상태다. 현지 양촌공인 관계자는 "양촌면 사거리 시장 내 상업지의 경우 평당 800만원선"이라며 "구옥 시세는 평당 100만~150만원선이지만 공시지가가 평당 40만~50만원선으로 설령 200%를 보상한다고 해도 현시점에서 투자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양촌면 1ㆍ2ㆍ3리와 장기동 일대의 경우 절대농지 가격이 신도시 발표를 전후해 평당 25만원까지 치솟았지만, 공시지가에 대한 보상금액(공시지가 7만~8만원, 보상 예상가 평당 15만~20만원 내외 추정)이 턱없이 낮을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사실상 매기가 끊긴 실정이다. 반면 분양 물량은 장기택지개발지구가 예정돼 있어 수도권 북부 거주자라면 적극 청약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장기지구는 26만5,000평 규모로 1만3,500명을 수용할 계획으로 아파트 4,456가구와 단독주택 392가구 등 총 4,84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장기지구 개발주체인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11월에 실시계획승인이 끝나면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2005년 상반기쯤 아파트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장기지구는 480만평으로 조성되는 김포신도시 경계와 바로 붙어 있어 김포신도시와 동일 생활권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김포신도시 계획에 따른 추가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 및 5호선 구간 연장선이 김포공항을 거쳐 장기지구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지구는 사실상 강서구에 편입되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토지공사 인천지사 관계자는 "경기도의 실시계획승인이 떨어지면 11월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양가는 현재 미정이지만 신도시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로는 장기동 일대 현대청솔아파트와 월드메르디앙을 꼽을 수 있다. 총 2,500여세대에 달하는 현대청솔마을 1~3단지는 장기지구와 김포신도시 경계지점에 위치해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곳이다. 이 일대 아파트는 신도시 발표 후 2,000만~3,000만원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5ㆍ23 부동산 안정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가격이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장기지구와 김포신도시가 구체화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현지 장기공인 관계자는 "청솔 1단지 32평형이 2억1,000만~2억2,500만원선에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1,000만원이 뛰어 2억2,000만~2억4,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수요자 워낙 탄탄해 장기 투자처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9호선 통과에 따라 교통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사우지구와 북변동 일대 아파트도 눈여겨볼 곳이다. 이 지역은 금파초등학교와 사우초등학교 등 교육여건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서울 출퇴근 수요가 많고,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2평형 단일평형으로 이뤄진 사우현대아파트는 매매가격이 1억4,000만~1억5,000만원선. 전세는 7,000만~7,500만원선이다. 30평형대에서는 삼성과 대림아파트가 다른 아파트보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38평과 50평형으로 이뤄진 북변동의 삼성아파트는 38평형이 2억6,000만~2억8,000만원, 50평형이 3억~3억4,000만원선이다. 99년도에 입주한 대림아파트는 27평형이 1억7,500만~1억8,500만원, 31평형이 2억1,000만~2억3,000만원선이다. 윤진섭ㆍ부동산뱅크 기자 yjs@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