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인기가 한결 같고 가치도 꾸준한게 특징이다. 한 마디로 '베스트(best)'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도 이 같은 베스트 상품이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좋은 품질에 인기 브랜드가 겹쳐진 상품이 베스트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베스트 개념은 지역 주택시세를 선도하는 랜드마크 단지였다. 하지만 최근 신규 분양 단지에서의 베스트는 청약 경쟁률만 수백 대 1에 이른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주식 시장에도 블루칩 옐로칩 등이 있듯이 부동산 상품에도 등급별 베스트가 있을 수 있다"며 "그 기준은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지역에 따른 입지환경"이라고 말했다. ◆ 서울의 베스트 지역, 시대 따라 급변 최고 주거지역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 교육 문화 등 주거 여건과 입주민들의 수준에 따라 입지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70년대 서울지역 최고 가격 아파트는 여의도에 많았다. 다음으로 용산의 동부이촌동 한남동 등이 선호지역으로 떠올랐다. 80년대부터는 반포 서초 등 서초구 일대에 관심이 쏠렸다. 이어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일대 강남구로 옮겨졌다. 동진과 남진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강남불패'라는 말까지 만들 정도로 강남 일대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지역 다음 베스트는 어디일까. 강남의 명성이 계속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당히 회의적이다. 향후 10년 내에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강남의 베스트 명성은 자연스레 옮겨질 것이라고 본다. 인근 송파구나 판교가 될 수도 있고 다른 곳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교통체증 대기오염 소음공해 등이 심화될 경우 강남의 '베스트 명성'은 빠르게 꺼질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90년대 후반부터 군락으로 형성돼 오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양천구 목동, 관악구 봉천동 보라매공원 일대에 집중됐다. 타워팰리스를 위시한 주상복합과 대치동 선경ㆍ우성, 도곡동 도곡주공 등 기존 아파트 간 '베스트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부도심도 '관심권'으로 부상 베스트 지역 외에 부도심의 인기도 여전하다. 강서권 주택시세를 선도하고 있는 목동이 대표적 사례다. 올들어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목동 일부 단지는 '평당 2천만원' 시대에 성큼 다가갔다. '강남이 뛰면 목동이 뛴다'는 말처럼 강남 집값은 목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북권에서는 마포와 상암이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다. 마포는 도심과 여의도 접근성이 양호해 집값이 강세다. 반면 상암지구 일대는 월드컵경기장 등 쾌적한 주거환경과 지하철 등 교통 편리로 인해 신흥 주거지로 뜨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일산 및 파주신도시는 서울의 관문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한강 벨트에 속하는 광진구 성동구 용산구와 강남 연장선상에 있는 강동, 동작구 등도 부도심에 포함된다. ◆ 신규 분양은 강남권이 최대 관심지역 분양권 시장이나 신규 분양 시장에서는 강남권 단지의 인기가 단연 제일이다. 상반기에 선보인 '도곡주공 1차' 43평형은 4천7백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차 동시분양 때 동작구 본동 '한신휴' 21평형은 5백40 대 1,9차 동시분양의 강남구 논현동 'e-편한세상' 33평형은 4백3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부의 투기 규제로 다른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강남권만큼은 정부 대책이 안 통할 정도로 청약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함영진 팀장은 "강남권은 투자가치가 상당히 과대 평가된 측면이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가수요까지 몰리면서 청약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