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대의 '재건축' 재료가 없는 기존 일반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한 달 새 매매가격이 5천만원 이상 오르며 재건축단지를 대신해 시세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인기 주거지역인 강남권에 속하는 데다 교통 교육 등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그동안 저평가됐던 집값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평가다. 닥터아파트의 최현아 팀장은 "지난 2년간 송파구에선 송파동 문정동 잠실동 등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급등한 반면 기존 일반아파트는 제자리걸음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선 오금동 방이동 등지의 기존 아파트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송파구에서도 특히 지하철 5호선 오금역 주변의 오금동과 방이동 아파트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 지역은 올림픽공원과 오금공원 등 대형공원과 방이역 주변 학원 학교 등 교육시설이 풍부해 강남 일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층 기준으로 4억8천만원 선이던 현대 2·3차 아파트 31평형은 최근 5억3천만원까지 치솟았다. 평당 1천7백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가격에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매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아아파트 32평형의 최고 매매가도 지난달 중순 이후 5천만원 오른 4억5천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지만 매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창아파트 29평형 매매가도 지난달보다 3천만원 뛴 3억1천만∼3억6천만원 선이다. 오금동 서울공인 김대이 사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을 기준으로 강남구 아파트에 비해 1억5천만원가량 싼 수준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최고 2억5천만원까지 가격이 벌어졌다"며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그동안의 저평가에 대한 보상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방이동에 있는 코오롱 한양 대림 등도 몸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중순 4억2천만원이던 코오롱아파트 33평형의 최고가는 현재 4억8천만원이다. 한양 31평형 매매가도 최고 4억7천만원에 달한다. 방이동 대우공인 관계자는 "신규 분양가격과 인근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아파트가 재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풍납동 극동 대아 등 중소형 단지도 하반기 평형별로 3천만∼4천만원 올랐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