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지역을 강타한 태풍 피해의 여파가 주택 분양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1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부산 대구 울산 포항 여수 순천 등 태풍 피해지역의 모델하우스 30여곳이 파괴돼 당장 이번 주부터 이달 말까지 분양되는 단지의 청약 및 계약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또 이번 태풍 피해로 투자분위기가 급속히 위축되면 향후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9월 말 이후 연말까지 영·호남지역에서는 모두 5만1천6백여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 말 분양예정인 일부 업체들의 경우 시장분위기가 위축돼 분양광고 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델하우스 파괴로 분양업무 차질 부산 울산 포항 순천 등 바닷가 인접지역 분양업체의 피해가 가장 컸다. 부산지역에서는 모델하우스 손실과 공사현장 파괴로 업체당 피해 규모가 10억∼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10여곳의 모델하우스가 밀집된 해운대구 우동 일대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건설이 이 곳에 마련한 '아델리스 해운대'모델하우스는 지붕과 벽체가 손실됐다. 26일 개장을 위해 공사 중이던 부산진구 범천동 대림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도 지붕이 파손돼 분양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주말께 개장 예정이던 SK건설의 동래SK뷰도 부분파손으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고려개발 김상렬 분양소장은 "양산시 남부동 e편한세상의 경우 16일부터 3일간 계약에 들어갈 예정인데 수해의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9·10월 신규 분양시장도 타격 이달부터 오는 연말까지 영·호남지역에서는 모두 5만1천6백여가구가 분양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상반기 공급 물량과 맞먹을 정도의 대규모이다. 부산 대구 울산 경산 등 영남지역에서 4만2천6백여가구,순천 여수 광주 전주 등 호남지역에서 9천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수해 규모가 큰 부산과 대구에 공급 물량이 집중돼 있어 분양을 앞둔 업체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이달 말 대구에서 4천2백여가구를 선보일 예정인 롯데건설은 이번 수해로 분양일정을 조정했다. 당초 23일께 모델하우스를 열 계획이었으나 2∼3일 정도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밖에 부산에서 공급 준비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도 분양일정을 재조정하고 마케팅 전략을 새로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지역의 수해가 컸지만 이들 지역은 투기과열지구가 아니어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다 가수요도 많은 편이어서 1∼2주 정도 지나면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