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의 시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압구정동과 서초구 잠원동, 방배동 등의 아파트 가격이 큰폭으로 올라 수천만원 많게는최대 2억원까지 상승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대치동 청실아파트와 역삼동 현대까르디에, 반포동 삼호가든 등은 일부평형이한달새 1억원 안팎의 가격상승세를 보였고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펜트하우스와 2차51평형은 가격상승폭이 2억원에 가까운 실정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강력한 재건축 규제강화에도 불구하고 강남 집값이 이처럼 오름세로 돌아섬에 따라 모처럼 진정세를 보이는 아파트시장이 다시 들썩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남 집값 상승이 서울지역 전체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게 된 구조적 요인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요인을 하나씩 살펴본다. ◆ 재건축 규제 체감 못한다(부동산114 김희선 전무) = 정부와 서울시가 강력한재건축 규제강화책을 폈다고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체감 못한다. 규제강화책이 시행되는 7월 이전에 각 자치구가 무더기로 사업허가를 내줬다. 서울시가 재건축 허용연한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예비안전진단 통과까지 예외로 인정해 강화된 연한이 적용되는 단지 자체가 별로 없는 실정이다. 자치구의 반발에 밀려 주거지역 종 세분화도 확정짓지 못하는 상황이니 투자자들은 "힘겨루기만 하면 결국 원하는대로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 학군 수요는 '불패신화'(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 =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최대의 관심사이다. 강남의 집값 문제는 주택문제가 아닌 교육문제로 바라봐야한다. 이번에도 강남 8학군의 핵심지역인 대치동과 도곡동에서 상승세가 시작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초.중.고등학교 방학이 끝나는 8월말까지는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의 이사수요로 인해 강남 집값이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강남지역의 특이현상이므로 다른 지역으로 집값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은 별로없다고 본다. ◆ '부의 양극화'가 시장 차별화 부른다(RE멤버스 고종완 사장) = 강남 집값이계속 올라가는 원인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인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찾아야 한다. 투자컨설팅을 하다 보니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자들을 하루에도 몇명씩 만난다. 저금리에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으니 이들이 수익성과 환금성이 뛰어난 강남 아파트로 몰릴 수 밖에 없다. 경기침체와 빈곤계층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유층 자산은 계속 늘고 있으니 이들이 사는 강남지역 집값은 올라가고 주택시장의 지역 차별화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 강남은 아직 수급불균형(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 = 서울시내 다른 지역은신규 입주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해결되고 있지만 강남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수년간 재건축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흐르면서 대규모 재건축단지의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이 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부의 양도세 강화로 소유주들이 매물을 내놓기 꺼려해 수급불균형이 더욱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도곡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